[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과 유럽연합(EU)이 경제연계협정(EPA)에 서명했다. 이로써 인구 6억명,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 탄생했다.
로이터통신,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 클로드 융커 EU 위원장은 17일 도쿄(東京)에서 회담을 갖고 EPA에 서명했다.
아베 총리는 서명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인 성과다. 전 세계에서 보호주의 움직임이 확대되는 가운데 일본과 EU가 자유무역의 기수로서 세계를 리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투스크 EU 의장은 “일본과 EU의 EPA는 사상 최대 규모의 양자간 무역연계협정이다. EPA를 통해 확대되고 있는 보호주의라는 어둠에 대항해 나가겠다” 밝혔다.
일본과 EU는 국회 비준 등의 절차를 서둘러 내년 3월 경 협정을 발효한다는 계획이다. EPA가 발효되면 최종적으로 일본 측은 전 품목의 94%, EU 측은 99%의 관세를 철폐한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과 유럽연합(EU)이 17일 경제연계협정(EPA)에 서명했다. 왼쪽부터 장 클로드 융커 EU 위원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
◆ EU, 미국에 앞서 이미 40여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 체결
일본과 EU는 보호주의 색채를 선명히 드러내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권을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결정하는 한편, 총액 34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EU는 이러한 트럼프 정권의 움직임을 경계하며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일본과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 등 40여 국과 협정을 맺었다. 앞으로는 호주나 뉴질랜드와도 협정을 맺을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정권의 보호주의에 대항해 EU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무역질서 만들기가 향후 더욱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