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마무리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대북 제재는 더 이상 북핵 위협이 없을 때 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비핵화가 마무리될 때까지 대북 제재가 유지될 것이라는 의미다.
◆ 현재 대북 제재 내용은?
10여년 전에 시작된 유엔의 대북제재는 군사 물자 및 기술과 사치품 수출입을 금지하는 것에서 시작했다가 석탄, 철광석, 해산물, 섬유제품 수출 금지까지 확대됐다. 유엔은 또한 북한 개인과 단체에 대해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 제재를 시행하고 있고 해외에서 일하는 모든 북한 근로자가 2019년 말까지 본국으로 귀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개성공단 재가동은 2016년 이후 도입된 유엔의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8년에 북한을 위협으로 규정한 뒤 미국은 자체적 대북제재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과 거래하는 미국 외 은행, 기업, 개인에 대해 무역 및 금융 엠바고를 실시했다. 미국의 이러한 세컨더리 보이콧이 해제돼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순탄히 재개될 수 있다. 결국 남북경협이 재개되려면 유엔제재보다 강한 미국제재가 풀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대북 제재에 있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
중국은 중국 총무역의 90%를 차지한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북제재에 동참하라고 압박한 후 올해 1분기에 북한의 대중 무역 규모는 60% 이상 줄었다.
◆ 대북 제재가 북한에 미치는 영향
북한 정권이 경제 통계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난해 북한은 제재로 인해 북한 주민과 경제발전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경상수지 적자가 불어나 외화보유고가 동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제재로 인해 북한 공장들이 원자재를 구할 수 없어 문을 닫고 어부들은 고기잡이배를 버리고 있으며 군인들은 이동수단으로 석탄엔진 차량이나 심지어 소가 끄는 수레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반면 최근 북한을 방문한 사람들은 표면상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데일리NK는 쌀과 같은 필수품목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 제재 완화 방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투표를 통해 대북제재 결의안 해제를 결정해야 한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대북 조치에 대해서는 안보리 내에서 좀처럼 이견이 발생하지 않아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예상했다.
미국의 대북제재는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이행되고 있기 때문에 역시 행정명령으로 철회될 수 있다.
◆ 대북제재 제대로 이행되고 있나?
대북제재 이행의 문제는 항상 논란거리였다. 북한이 제재를 우회하는 여러 가지 수법을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리NK는 북한산 건어물을 실은 트럭 행렬이 중국으로 들어가거나 북한 여성 근로자들이 중국에 입국하는 사진들을 보도한 바 있다. 둘 다 유엔 제재 위반이다.
이 외에도 중국 에어차이나는 지난 6일 베이징과 평양 간 정기노선을 재개한다고 발표했고 북한과 국경을 맞댄 중국 단둥시에서 신규주택 가격이 지난 4월 전월비 2% 급등했다. 단둥시 집값은 대북제재가 얼마나 잘 이행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로 간주된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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