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한국경제가 '끓는 물 속 개구리'처럼 서서히 죽어 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반복해 들려오고 있다. 3년 만에 3%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성적표에도 같은 경고음은 더 빈번하다. 영미를 중심으로 신보호주의 물결이 거세지고 4차 산업혁명이란 패러다임 전환기가 목전에 다가와서다. 또 선진국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도 구조개혁과 기술혁신에 뛰어드는 무한경쟁 시대도 위기를 가중시킨다. 현재의 먹거리 산업이 미래의 성장을 담보하지 못하는 현실, 우리 경제가 직면한 위기의 징표다.
김인호 전 한국 무역협회장은 메가 경제시대에 한국 경제와 무역이 나아갈 최상의 경로를 진단하고 산업현장에 적합한 대안책을 모색해왔다.
그가 경제 관료,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민간 싱크탱크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축적한 지혜와 식견을 한데 모은 저서가 바로 <시장이 살아숨쉬는 경제, 창조적 기업이 샘솟는 나라>다.
이 책에서 저자가 내놓은 철학과 해법은 분명하다. '기업에 좋은 것이 나라에도 좋다'는 말처럼 시장주의를 기반으로 '세계 일류의 기업가형 국가'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수적 과제로 지지부진한 노동개혁과 '갈라파고스' 규제 완화를 꼽는다. 치열한 글로벌 경제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비법은 변화하는 흐름에 기민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장 주체인 기업에는 '기업가 정신'을 주문한다.
저자가 자주 인용하는 일본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 창업주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의 "호황은 좋다, 하지만 불황은 더 좋다"는 명언처럼 악화되는 국제경제 환경을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무역협회 회장 재임 동안 주요 강연, 언론사 인터뷰, 관련 기사가 모두 묶여있다. 예컨대 저자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뒤쳐진 우리사회에 양 갈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국의 산업 인터넷 전략,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전략, 일본의 로봇신전략, 중국의 제조 2025계획과 인터넷 플러스 전략 등 세계는 우리 보다 한 발 앞서있다.
이를 따라잡기 위해선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고 기민성과 유연성을 확보하며 사회와 정부가 규제완화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 갈래 대책이 우리의 초고밀도 도시, 최첨단 정보통신 인프라와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저자는 국제경제 흐름이 어떻게 변화하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모든 국가는 치열한 국제경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저자는 무역으로 성장한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풀어내면 세계일류의 기업가형 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책 표지에 이같이 말했다. "기업가형 국가는 시장경제 질서를 바탕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 되고, 국가 경쟁력이 기업 경쟁력으로 자연스럽게 귀결되는 국가 시스템이다"
시장이 살아 숨 쉬는 경제, 창조적 기업이 샘솟는 나라 / 김인호 지음 / 514쪽 / 티플러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