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김정은 '시진핑 축전'에 사라진 '북중친선·친근'…왜?

기사입력 : 2017년10월27일 17:12

최종수정 : 2017년10월27일 17:17

홍현익 "서먹한 북·중 관계 속 김정은 체면치레 의식"

[뉴스핌=노민호 기자] 중국 공산당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일을 맞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축전 내용이 5년 전과 비교해 호감을 표시하는 문구가 빠지고 분량도 주는 등 상당한 '온도차'를 보여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시 주석에게 보낸 당대회 폐막 관련 축전에서 "나는 조·중 두 당, 두 나라사이의 관계가 두 나라 인민들의 이익에 맞게 발전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5년 전 제18차 당대회 축전에 들어갔던 '전통', '친선' 등의 표현이 빠졌다.

분량도 줄었다. 18차 당대회 때 김정은의 축전은 6문장, 810여 자였다으나 이번에 보낸 축전은 4문장 340여 자에 그쳤다.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도 눈에 띈다. 신화통신은 26일 관련 보도를 통해 베트남과 라오스, 쿠바, 북한이 시진핑 주석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소개하며 북한을 맨 마지막에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5년 전인 2012년 11월 15일(중국 18차 당대회 폐막일 다음날) 처음으로 자신의 명의의 축전을 시진핑 주석에게 보냈었다.

당시 그는 축전에서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당 중앙위원회 주석'으로 오른 것을 언급하며 "당신에 대한 귀 당의 전체 당원과 군대와 인민의 두터운 신뢰와 기대의 표시로 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친근한 이웃나라', '전통적인 북·중 친선' 등의 표현을 써가며 북·중 간 우호관계를 부각시켰다.

지난 9월 7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사진=북한 노동신문 홈페이지 화면 캡쳐>

5년 전과 달라진 축전에서 알 수 있듯이 혈맹으로 일컬어지던 북·중관계의 균열은 지난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기점으로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북·중 관영매체 간 설전이 오간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2일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일보와 환구시보, 인민망, 환구망 등을 일일이 언급하며 "일개 보도 매체로서 다른 주권국가의 노선을 공공연히 시비하며 푼수 없이 노는 것을 보면 지난 시기 독선과 편협으로 자국 인민들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어지간히 잃은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난했다.

이에 중국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같은 달 24일 자국 한반도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 "조선중앙통신사는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왜곡하고 있다"며 중국 매체에 대한 비난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중국 상무부의 대북 석유제품 수출과 섬유제품 수입 제한 등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이행을 위한 중국 정부의 조치도 뒤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8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독자적 대북제재를 시 주석에게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중국이 독자 대북제재에 나설 경우 북중관계는 과거 혈맹이 무색해질 정도로 최악의 관계로 치달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북한 전문가들은 온도차를 보이는 김정은의 축전과 최근 삐걱거리는 북·중 관계가 반드시 균열 조짐을 보이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 시진핑 주석 <사진=바이두>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중국 당대회 개막·폐막일에 맞춰 축전을 보내왔다"면서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중국 관영매체 보도에서 북한이 쿠바 다음으로 밀린 것은 눈에 띈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북·중 관계의 이상 신호라고 볼 수 있냐'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북·중 관계는 협력이라는 게 깔려 있다"면서 "최근 중국이 미국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해서 북한을 무시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만약 미·중 간 묘한 기류가 흐른다면 중국은 다시 북한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은 대한반도 정책인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을 포기한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서먹해진 북·중 관계를 고려해봤을 때, 김정은은 갑자기 혈맹, 친선, 형제 같은 단어를 쓰면 너무 속보이는 행동이 될 것이고 이에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면서 "김정은도 북한 내부에서는 수령이기 때문에 고개를 숙일 수만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독자 대북제재 견인 방침'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중국에게 북한을 제재하라는 것은 '꽃놀이패'라 할 수 있다"면서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과 북한은 각각 경쟁자이자 적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중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독자 대북제재를 계속 언급하는 것은 매우 곤혹스러운 카드일 것"이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으로서는 북한이 매우 안타깝기도 하지만 야속하기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사진
대법 "대법원장 청문회 출석 곤란"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법원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오는 14일 예정된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12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재판에 관한 청문회에 법관이 출석하는 것은 여러모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라며 "출석 요청을 받은 16명의 법관 모두 '청문회 출석요구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진=뉴스핌DB]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심리·선고해 사실상 대선에 개입했다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과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등을 의결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조 대법원장과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 11명이 전원 채택됐으며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보화실장 등 판사들도 포함됐다.  shl22@newspim.com 2025-05-12 18:2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