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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옴니채널(omni-channel) 전략, 생존 위한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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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보고, 오프라인에서 설명듣고 모바일로 가입
영업점 방문 줄고, 인터넷은행 돌풍...환경 변화에 적응
결국 소비자 편의·만족도 상승이 핵심

[뉴스핌=김연순 기자] 백화점 여성의류 매장을 몇 바퀴 돌며 가을 옷을 보던 그녀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맘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QR코드를 찍어 온라인 쇼핑몰의 제품과 비교한다. TV 홈쇼핑에서 봤던 옷과도 견줘본다. 결제는 바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된다. 이미 그녀는 사무실에서 온라인을 통해 저녁 먹거리를 주문했기에 여유 시간이 생겼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 들러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유통업계는 요즘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되는 옴니채널(omni-channel) 쇼핑이 대세가 됐다. 쇼루밍(Showrooming 오프라인에서 지켜보고 온라인으로 쇼핑), 역쇼루밍(온라인에서 평판 보고 오프라인으로 제품 구매) 등 크로스쇼퍼(Cross Shoopper)가 등장했다. 영국의 존 루이스 백화점이 지난 2013년에 온-오프라인 통합 매장을 시행했다. 이 백화점에선 굳이 탈의실까지 가지 않아도 옷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가상으로 볼 수 있도록 스크린을 설치하기도 했다. 쇼핑 공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바일의 경계가 사라졌다.

은행업계에도 옴니채널 전략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꼭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하지 않은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방식은 이렇다. K고객이 은행 홈페이지(인터넷뱅킹)에서 특정 금융상품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살핀다. 이후 비대면채널인 지점이나 고객집중센터로 전화해 본인을 밝히면 인터넷뱅킹에서 살핀 정보가 그대로 해당 직원에게 전달돼 다음 서비스로 연결된다. 은행은 이후 K고객의 정보와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맞춤형 상품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가령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몇 %에 받을 수 있다거나 고정금리 대신 변동금리를, 5년보다 10년 만기를 선택할 것을 권유하는 식이다. 또 금리가 높은 특판예금이나 수익률, 안정성 등 고객의 성향에 맞춘 투자상품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기도 한다. K고객은 받은 정보를 보고 온라인을 통해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물론 가까운 은행 지점을 방문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상품 가입이나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40여 명의 재학생들에게 ‘금융의 미래와 금융 분야의 경력’ 주제의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씨티은행>

◆ 옴니채널이란..."고객만족 접점 구축"

대표적인 사례가 씨티은행이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지난 6월 사실상 '점포 없는 은행' 시대를 선언했다.  오프라인 영업점 수를 기존 133개(소비자금융점포 기준)에서 90개를 줄여 36개로 통합했다. 박 행장은 "일반 영업점을 찾는 고객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리테일 영업점 수는 이제 의미가 없다"며 궁극적인 영업 방향으로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옴니채널'을 말했다. "오프라인 지점 수보다 고객 니즈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

즉, 금융거래 95% 이상이 비대면채널에서 일어나는 금융거래 방식의 변화에 씨티은행은 주목했다. 기존의 다수 영업점을 통합하는 대신 100여 명의 금융전문가가 근무하는 대형 자산관리센터, 여신영업센터 등을 만들었다. 평범한 대면채널은 줄이고 강력한 비대면채널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점포 폐쇄와 맞물린 전략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지만 일단 평가가 나쁘지는 않다. 김영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은행 담당)는 "이번 씨티은행 실험의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금융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도전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의 옴니채널 전략은 대면거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 외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탄생과도 맞물려 있다. '점포 없는 은행'의 핵심인 인터넷은행이 돌풍을 일으키자 '수요자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각성이 일어났다. "불편함이 카카오뱅크를 탄생시켰다"고 강조한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의 말이 이를 대변한다.

은행의 옴니채널 전략은 은행원을 지점 밖으로 끌어낸다. 보험설계사처럼 은행원이 태블릿PC나 모바일 기기를 들고 거래처를 방문해 예금 및 대출 상담을 하고 현장에서 거래까지 마무리한다. 오프라인 지점을 통한 대면거래뿐 아니라 비대면거래, 온라인·모바일 거래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이다. 유통과 금융의 옴니채널 적용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소비자 편의와 만족이 최우선이라는 점에선 다를 바 없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지난 7월 월례조회에서 "24시간 365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끊김 없이 연계되는 옴니채널의 완성을 위해선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고객 접점 구축에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 대한 재교육과 재훈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은행 지속성장 해답은 손님에게 있다"

다른 은행들도 영업점을 재정의하고 영업방식을 차별화하며 옴니채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영업점에 대해 고객이 방문해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온라인·모바일을 활용해 고객과 연결되는 '신개념 복합공간'이라고 재정의했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 채널 체계를 개별 영업점 단위에서 커뮤니티 단위로 전환하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옴니채널을 확대함으로써 채널유형 다변화를 추진해 오고 있다.

커뮤니티 내에 고객유형별 전문성을 키운 '특화점포'와 소규모 디지털점포인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 무인화 채널의 새로운 콘셉트인 '구 디지털 키오스크(Your Smart Lounge) 등 디지털이 융합된 다양한 점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태블릿 브랜치(Tablet Branch)도 디지털 분야의 혁신 사례로 평가된다. 현재 2300여 대의 태블릿이 영업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신한은행 스마트 브랜치.<사진=신한은행>

국민은행은 비대면·대면채널 간 연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해 비대면채널 이용고객이 직접 상품 가입도 하고 온라인에서의 관심사항이 영업점 방문 시에도 그대로 이어져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핀테크기술을 활용해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리브)를 강화하고 내외부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금융서비스를 생활과 금융서비스가 융합한 디지털뱅킹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지난 3월 새로운 온라인 가상 채널인 '모바일 브랜치' 서비스를 출시했다. 모바일 브랜치는 하나은행의 모든 영업점을 온라인상에 구현한다. 별도 앱 설치 및 회원 가입 없이 원하는 영업점 앞으로 신용대출 및 신용카드 발급을 신청할 수 있는 새로운 온라인 채널이다.

우리은행은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위비뱅크를 도입했다. '안전, 속도, 간편, 재미'라는 네 가지 요소를 주제로 핀테크 신기술을 접목해 기존 은행에서는 도전하지 않았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비뱅크 출시 후 중금리 대출상품, 위비페이, 환전 등으로 2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고, 1조4000억원의 전용상품 판매액을 달성했다.

은행권의 옴니채널 전략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또 은행마다 옴니채널 전략을 해석하는 방향도 다소 차이는 있다. 하지만 비대면·대면 채널의 연계, 비대면 채널의 강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지난 4월 동대문종합상가를 직접 방문해 ‘태블릿 브랜치’를 이용해 현장 영업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금융 패러다임 속에서 은행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해답은 손님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영업 행태를 꼬집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카카오뱅크 공식 출범식 자리에서 다시 은행권의 패러다임 전환을 독려했다. "금융업의 전통적인 경계가 점차 흐릿해지는 가운데 이미 여신, 자금이체 등 분야에서는 소규모 핀테크 업체가 진출해 창의적이고도 편리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형 은행이나 보험사가 아닌 '작지만 빠른 새로운 플레이어'가 금융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주체가 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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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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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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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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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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