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車업계, 자발적으로 질소산화물 추가 저감키로"
쌍용-르노삼성 "환영·적극협조…연구개발 통해 기준 맞출것"
[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환경부가 강화된 중소형 경유자동차 실내시험방식(WLTP) 도입을 일부에 한해 1년 유예하는 대신 자동차 제조사가 유예기간 동안 증가한 질소산화물을 자발적으로 추가 저감한다.
WLPT 도입 강행시 생산중단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해왔던 쌍용과 르노삼성 등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단계적으로 빠르게 강화되는 인증기준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 車업계, 배출가스 추가 저감 '화답'
환경부는 19일 일부 시험방법 유예에 따른 질소산화물 증가량(377톤/년)을 상쇄할 방안을 자동차 제작사와 논의한 결과, 증가량을 초과하는 456톤을 자동차 제작사가 자발적으로 저감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제작사별로 배출가스 추가 저감이 가능한 차종은 배출가스를 적극적으로 저감하고, 그렇지 못한 차종에 대해서는 유예허용(전년도 출고량의 30%) 물량을 활용해 최소한의 생산을 유지하기로 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9월 7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되는 친환경 자동차 시승행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사진=환경부> |
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상생모델 협력방안을 이날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강화된 인증기준을 준수할 준비가 안된 자동차 업체의 생산중단 사태를 막아 지역 경제와 일자리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제도의 전면 시행때보다 환경 유해물질의 배출을 더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제작사는 일부 차종을 조기 단종하거나, 실도로 배출량을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의 권고기준(0.4g/km) 이내로 관리하는 방안 등을 통해 WLTP 대응이 어려운 차종이 추가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을 상쇄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자동차 제작사들과 이 같은 협의 내용을 공개적으로 확인하고 향후 친환경차 확대 등에 대한 장기적 비전에 뜻을 모으고자 9월 말에 자발적인 협약식을 개최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그 이행상황을 함께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쌍용-르노삼성 "환영, 적극협조"
앞서 쌍용과 르노삼성 등의 자동차 제작사는 WLTP 도입시기 유예를 환경부에 적극 요청했다. 내년 9월까지 당사의 일부 기존 인증 차종에 대한 규제기준을 만족하기 어려워 생산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들 자동차 제조업체와 지역자치단체는 입을 모아 WLTP 도입이 강행될 경우 125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 경영악화로 이어져 지역경제 침체와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환경부 측에서 이를 수용해 이례적으로 재입법예고를 하며 시행시기를 일부 유예한 것이다.
쌍용 측은 환경부가 시행시기 유예를 상쇄할 상생모델을 발표한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쌍용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배출가스 저감을 모색해보겠다고 계속 건의했다"면서 "실도로 인증기준에 선대응 할 수 있는 모델에 대해서는 시행시기보다 앞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저감하려는 목표만큼 (배출가스 저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출가스 인증기준을 만족하기 어려운 차종은 르노삼성에서는 QM6 한 차종이며, 조기 단종될 차종은 당사에선 없다"고 설명했다.
◆ 배출가스 시험방식 오는 3년간 급격히 강화
경유차의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시험방식은 3년간 빠른 속도로 강화될 예정이다.
올해 10월부터 신규인증차량에 배출가스 측정법으로 WLTP이 도입되고, 생산중인 모델은 내년 9월부터 적용된다. 단 전년도 출고량의 30%에 한해 적용이 1년 유예된다. 오는 2019년 9월부터는 실도로 인증기준이 도입된다.
<사진=환경부> |
환경부는 경유차가 실도로 주행시 실내 인증기준의 10배 이상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고 밝혔다. WLTP로는 기존의 유럽연비측정방식(NEDC)보다 질소산화물이 5배 가까이 배출된다.
김정환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 교통환경과장은 "폭스바겐 경유차 배기가스 조작 사건 이후 유럽연합과 우리나라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인증 시험방법 강화는 이같은 조작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제작사는 연구개발(R&D)을 통해 가파르게 강화되는 인증기준을 부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쌍용은 수출주력상품인 티볼리 외에는 다수의 디젤 모델이 규제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 관계자는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법제화가 됐으니 회사에서도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다"라면서 "배출가스 인증 기준에 부합하는 다음 차종을 꾸준히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