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성동일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희생부활자’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뉴스핌=장주연 기자]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다? 곽경택 감독이 RV라는 신선한 소재로 극장가를 찾았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희생부활자’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곽경택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래원, 김해숙, 성동일, 전혜진이 자리했다.
‘희생부활자’는 세계 89번째이자 국내 첫 희생부활자(RV) 사례로,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 박하익 작가의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를 영화화했다.
이날 곽경택 감독은 “제 여동생도 영화를 한다. ‘극비수사’ 끝나고 좋은 작품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하니까 모든 감독이 처음에는 좋아하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작품이 있다더라. 달라고 해서 읽어보니 절반은 재밌는데 뒤에는 생각과 너무 달랐다. 그래서 상상력을 더해서 채웠다. 다행히 거기에 동의해주는 분이 있어서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는 실화 위주의 영화를 많이 했다. 이건 지금까지 했던 영화와 다르다. 끌려서 선택하긴 했는데 과연 어떤 배우가 옮겨서 해주는 게 맞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기준은 가상 이야기지만, 리얼리티가 베이스가 된 분이 연기해주길 원했다. 진지한 연기가 수반돼야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배우 김래원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희생부활자’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그리하여 곽 감독이 가장 먼저 선택한 이는 김래원이었다. 김래원은 희생부활자(RV)인 엄마의 공격을 받고 엄마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쫓는 검사 진홍 역을 맡았다.
전작 ‘프리즌’ 흥행 이후 다시 스크린에 돌아온 김래원은 “기대는 있는데 부담은 없다. 감독님이 리드해줬고 잘 따르려고 노력했다. 어떤 면에서는 영화 심리들조차도 컨트롤 하시는 거 같았다. 그거에 잘 따랐다. 그렇게 의지하고 따라가서 개인적인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밝혔다.
강도에게 살해당한 후 7년 만에 희생부활자(RV)로 살아 돌아온 엄마 명숙은 ‘국민엄마’ 김해숙이 연기, 그동안 보여준 인자하고 따뜻한 엄마가 아닌 아들에게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해숙은 “제가 원래 미스터리 스릴러물을 좋아한다. 시나리오를 읽고 과연 우리나라에 이런 완벽한 미스터리 스릴러물이 나온 적이 있었나 했다. 반전에 반전이다. 푹 빠져 읽었다”며 “예고편 보고 저도 제 모습에 깜짝 놀랐다. 그게 과연 영화의 힘이 아닐까 한다. 굉장히 의외의 모습이지만, 흥미롭게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물론 고충도 있었다. 김해숙은 “연기는 끝이 없는 거 같다. 게다가 RV 환자라서 연기하는데 힘들었다. 사후신도 있고 액션배우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또 날씨가 추울 때였는데 비를 맞는 신도 많았다. 평생 맞을 비를 다 맞았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 보람됐고 잊지 못할 기억이다. 제 연기 인생에서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배우 전혜진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희생부활자’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충무로 베테랑 배우 성동일, 전혜진의 강렬한 연기도 놓칠 수 없다.
성동일은 사건을 은폐하려는 국가정보원 요원 영태를 열연, 웃음기를 싹 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감독님께 시키는 대로 한다고 했다. 그만큼 믿음이 있었다”며 “그동안 이미지와 다르게 깔끔하게, 빨래건조기처럼 드라이하게 했다. 애드리브 하나 없이 토시하나 틀리지 않았다. 정말 대본대로 원작에 충실하게 찍었다”고 밝혔다.
전혜진은 7년 전 사건의 진범으로 진홍을 의심하는 경찰 수현으로 분했다. 영화 ‘더테러라이브’ ‘불한당’ 등에 이어 또 한 번 경찰이 된 전혜진은 “이번에는 전작들과 좀 다르다. 프로파일러다. 심리를 중점으로 좀 인텔리한 경찰”이라며 “사실 저 여자 여자 하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끝으로 곽경택 감독은 “저한테 서울이라는 도시는 무겁다. 이 이야기를 단지 재미 위주로만 만들었다기보다 서울을 보는 제 아픈 마음을 넣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성동일은 “저는 지금도 RV가 있다고 믿는다. 신조어 전 세계적으로 휩쓸지 않을까 기대된다. 저 빼고는 최선을 다한 선, 후배 배우들, 감독님들. 안 봐도 된다. 근데 안 보면 후회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쳐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희생부활자’는 오는 10월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