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중국 개봉 당시 940억 원 수익을 올린 대형 애니메이션 ‘나의 붉은 고래’가 15일 국내에 상륙했다.
한중일이 합작한 화제의 작품 ‘나의 붉은 고래’는 인간과 접촉이 금지된 소녀 춘과 인간 소년 곤의 애절한 이야기를 담았다. 고래로 변신, 인간세계로 나갔던 춘과, 그를 위해 목숨을 잃은 소년 곤이 다시 만나 나누는 풋풋한 로맨스가 진한 여운을 안긴다.
제작기간 12년이 걸린 ‘나의 붉은 고래’는 황홀한 비주얼,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빼어난 OST가 어우러진 수작이다. 오랜 기간 다듬은 작화는 지금껏 중국 애니메이션이 보여준 것 중 최고 수준이다. 물과 하늘의 경계 없이 두둥실 떠다니는 고래들, 죽은 자들만 드나들 수 있는 명부 등 작품의 세계관을 묘사한 화면들이 몰입을 돕는다.
중국 작품인 만큼 이야기는 지극히 동양적이다. 고래로 변해 인간세계로 나갔다가 죽을 위기에 빠진 춘. 그런 춘을 목숨 걸고 구한 곤의 러브스토리에서 동양적 색채가 묻어난다. 인간세계와 그 이면의 세계, 명부 등 동양 설화 어디선가 들었을 법한 것들이 이야기를 구성해 친근한 느낌을 준다.
‘나의 붉은 고래’는 서로를 위한 마음에 금기를 깬 소년소녀 이야기를 통해 꽤 강렬한 감동을 선사한다. 중국 개봉 당시 고른 연령대가 열광한 이유를 영화를 본 뒤 알 만했다. 금지된 사랑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아름답게 풀어낸 신인감독의 수완이 제법이다.
이런 대작이 완성되기까지, 한중일 프로들이 들인 공은 아마도 엄청났을 거다. 애니메이션 제작으로선 신인인 중국 감독 양선과 장춘은 근성과 깐깐함으로 탄탄한 구성을 완성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미르(공동제작), 그리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유명한 일본 음악감독 요시다 키요시 역시 각자 영역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물론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작화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으나,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기에 실망보단 기대가 훨씬 크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영화사 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