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한당'의 주역들 <사진=뉴스핌DB> |
[뉴스핌=장주연 기자] 모든 한계치와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또 한 번 자신을 넘어선 배우들의 열연에 쫄깃한 전개, 그리고 매끈한 미쟝센까지. ‘불한당’이 관객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는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불한당)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변성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전혜진이 참석,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베일을 벗은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역시나 미쟝센. 변성현 감독은 비주얼에 특별히 공들인 이유에 대해 “이런 장르, 남성 투톱 범죄 영화가 한국에 많다. 일 년에도 몇 편씩 나온다. 그 작품들과 차별점을 스타일에 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믿는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파국으로 가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 남자의 관계는 사랑에 가깝게 설정했다. 변성현 감독은 “계속 멜로 영화라고 하고 있다. 시나리오 쓸 때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생각하면서 멜로로 접근했다. 참고한 영화도 누와르보다는 멜로가 더 많았고, 실제 여자 친구를 속였을 때 죄책감 등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사랑(?)을 나누는 두 남자 재호와 현수는 설경구, 임시완이 각각 연기했다.
다시금 폭발적인 연기력을 선보인 설경구는 재호에 관해 “살면서 유일하게 믿고 싶었던 사람, 내 마음을 다 줘도 될 거 같다고 생각한 게 현수다. 그래서 하면 안 될 짓을 했고 거기서 또 불안에 휩싸인다. 그런 큰 틀에서 연기했다. 딱히 준비한 건 없고 감독님 말대로 빳빳하게 곧게 피고 연기하려고 굉장히 애를 썼다”고 회상했다.
임시완은 현수를 통해 본 적 없는 날 것의 모습을 공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임시완은 “액션이 많아서 액션 스쿨에 가서 연습했다. 액션 신이 있는 날 아침에는 ‘할 수 있다’, ‘다치지 말자’는 세뇌를 계속하면서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그래야 다른 촬영에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영화 '불한당'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임시완(왼쪽)과 설경구 <사진=뉴스핌DB> |
현수와 재호를 쥐락펴락하는 경찰 천팀장은 전혜진이 연기했다. 섬세한 연기로 ‘얇고 날카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낸 전혜진은 “재호, 현수 두 배우와 밸런스를 맞춰야 했다. 아무래도 그러다 보니까 조금 약해 보이는 지점이 있다. 그래서 맞장을 뜰 때 조금 더 냉철해지자, 감정을 숨기고 차갑게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현수를 의심하고 그의 뒤를 쫓는 병갑 역의 김희원은 뜻밖의 재호 바라기(?)로 활약했다. 김희원은 “설경구 형님을 사랑하는 걸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삼았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친구한테 잘 보이려고 하고 그 마음을 안 들키려고 했다. 다만 그런 게 잘 보였는지 모르겠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여느 언더커버 영화와 달리 취한 결말에 관해서는 변성현 감독이 입을 열었다. 그는 “언더커버 영화를 끌고 가는 방식, 하이라이트는 걸릴까 말까의 쫄깃함인데 그 부분을 아예 생략했다. 그런 부분들을 빼고 오로지 감정을 쌓아가고 감정이 파괴되는 거에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장르 영화들의 결과와 다르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변성현 감독은 “너무 좋은 배우들, 스태프들이 정말 재밌게 찍은 작품이다. 크게 힘들다는 느낌 없이 찍었다. 그만큼 좋은 에너지로 봐줬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임시완 역시 “전 ‘불한당’이 어른이 보는 만화의 실사판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에 지쳐서 스트레스 푸는 해소용 손색없는 영화”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불한당’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공식 초청작이다. 오는 17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