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3개월 가량 이른바 트럼프 랠리를 펼쳤던 뉴욕증시가 새 정부의 불확실성을 빌미로 약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손질’하고 나서면서 투자 심리가 냉각, 달러화와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7.40포인트(0.14%) 하락한 1만9799.85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6.11포인트(0.27%) 내린 2265.20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2.39포인트(0.04%) 소폭 떨어지며 5552.94를 나타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검토에 나선 한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이 무역전쟁이 가시화될 가능성을 경고했고, 보호주의 정책이 결국 미국 경제를 해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면서 주가에 부담을 가했다.
연이은 최고치 랠리 후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이행 및 구체적인 복안을 기다리고 있던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에 일보 후퇴하는 움직임이다.
4분기 실적이 호조를 이루고 있지만 주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로 인한 1분기 실적 충격에 대한 우려가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성적표를 공개한 기업 경영자들 중 약 75%가 외환시장의 변동성과 달러화 환율을 언급, 5분기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날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IT 및 제조업 경영자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전폭적인 규제 완화 및 세금 인하를 약속했다고 전했지만 투자자들은 구체안이 제시되지 않은 데 무게를 뒀다.
FBB 캐피탈 파트너스의 마이크 베일리 리서치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며 “다름 아닌 신임 대통령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로, 이 때문에 주가가 당분간 방향 없는 보합권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퍼스트 스탠더드 파이낸셜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최대 관건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며 “그가 얼마나 조속하게 공약 이행에 나서는지 여부가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드류 애덤스 레이놀드 제임스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새정부가 이제 공식 출범한 만큼 투자자들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며 “4분기 실적이 만족스럽지만 투자자들은 달러화 강세에 따른 1분기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보호 무역주의 정책이 미국 경제와 기업에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달러화를 끌어내렸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가 0.5% 가량 내린 가운데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1.3% 급락했다. 반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상승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6bp 하락하며 2.40%에 거래됐다.
종목별로는 할리버튼이 4분기 매출액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데 따라 3% 가량 급락했고, 애트나는 연방법원이 휴매나와 합병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6% 내렸다. 휴매나는 2.3% 상승했다.
퀄컴은 지난 주말 애플이 10억달러 규모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13% 가까이 급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