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부족, 짧은 전매제한 단지 탄탄한 분양권 프리미엄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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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최주은 기자] 전매 제한이 상대적으로 짧은 아파트 단지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달부터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지는 ‘흑석 아크로리버하임’은 이미 2억원선에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또 상대적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보다 인기가 낮은 비인기 브랜드 소규모 단지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단지는 어김없이 높은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반면 전매제한 해제 시점 1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었던 강남 재건축의 경우 프리미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들 단지는 전매제한 소급 적용을 받진 않지만 정부 규제가 집중된다는 점과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부담감이 커지면서 분양권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상태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분양한 1073가구 ‘아크로리버하임’(흑석7구역) 전용면적 59㎡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9200만원에서 많게는 1억7000만원 수준이다. 전용면적 84㎡도 프리미엄이 1억원에서 1억4000만원에 형성됐다.
반면 지난해 청약열기가 뜨거웠던 강남지역 분양권은 분양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온도차가 극명하다. 1억원에서 많게는 2억원 수준의 웃돈이 붙었던 강남지역 분양권이 '11·3 주택안정대책' 이후 사실상 분양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
삼성물산이 강남구 개포동에 분양한 1957가구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0억5390만원(17층)과 10억7900만원(22층)에 거래됐다. 이 주택형의 분양가는 10억4900만원. 최고 3000만원의 차액을 남기고 팔렸다.
같은 기간 전용면적 84㎡는 12억7600만원(2층)과 13억4200만원(4층)에 분양권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분양가 보다 각각 4000만원과 1700만원 가량의 웃돈을 받은 것이다.
삼성물산이 강남구 일원동에 850가구 선보인 ‘루체하임’(일원현대)은 지난달 21일 전매 제한이 해제돼 지금까지 총 5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지난달 전용면적 59㎡는 총2건 각각 9억6900만원(9층)과 9억9900만원(9층)에 계약됐다. 이들 분양가는 9억7900만원 선임을 감안할 때 프리미엄은 1000만~2000만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용면적 121㎡는 17억6800만원(6층)에 거래돼 분양가(17억6500만~17억9900만원)와 큰 차이 없는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처럼 흑석 아크로리버하임이 강남 재건축단지에 비해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한 이유는 우선 정부 규제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투기열풍을 막기 위해 특정 지역에서 일정기간 분양권을 사고 팔수 없도록 하는 대책을 내놓은바 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비롯해 과천·하남·고양·화성·남양주시가 대상지역이다. 이곳에선 소유권 이전 등기시부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즉 분양권 상태의 전매가 완전히 금지되는 것이다.
물론 11.3 대책 직전과 직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진 단지에서는 자유롭게 분양권을 팔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강남지역을 타깃으로 한 규제 대책이 쏟아질 것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5일 발표된 '2017년 국토교통부 업무계획'에서도 강남지역에 대한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 나왔다.
이에 따라 강남 아파트에 대한 투자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투자수요가 강남 대신 정부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
같은 이유로 중견건설사가 분양한 소규모 단지가 강남을 능가하는 프리미엄이 형성된 곳도 있다.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KCC건설이 선보인 ‘효창파크 KCC스위첸’(효창4구역)은 199가구 규모의 소사실상 '나홀로 아파트'다. 소규모 단지에 인기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59㎡ 경우 5000만원, 84㎡는 3000만원의 탄탄한 웃돈을 유지하고 있다.
개포동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래미안블레스티지 분양권 웃돈이 전매 제한 해제 직전인 지난 9월과 10월 초에는 1억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 치솟았다"며 "11·3 대책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관망으로 돌아서면서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프리미엄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등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강남보다 흑석동이나 효창동 분양단지들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된 것에 대해 수급 상황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흑석동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6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었다. 효창동에도 지난 2010년 '효창파크 푸르지오' 입주를 제외하면 신규 공급이 없었다. 반면 강남은 지난해에만 7개 단지 1만2161가구가 공급됐으며 올해에는 11개 단지 6248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여기서 나오는 일반분양만 4000여 가구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강남지역은 이미 공급이 수요를 추월한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 팀장은 “강남지역은 최근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이 많은데다 향후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급 불균형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반면 흑석동이나 용산과 같은 지역은 그동안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어 대기수요가 넘치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탄탄한 분양권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다만 주택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향압력을 받고 있으며 금리 인상 등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여타 단지와 비교해 급락은 않겠지만 가격 조정 가능성이 없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