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크리스마스 휴일을 보낸 뉴욕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다우존스 지수 2만의 벽을 넘기에는 탄력이 부족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내년 주가 향방에 몰리는 가운데 월가의 전략가들은 S&P500 지수가 4% 내외의 완만한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1.23포인트(0.06%) 완만하게 오른 1만9945.0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5.09포인트(0.22%) 상승한 2268.88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4.75포인트(0.45%) 뛰며 5487.44에 마감했다.
장 초반 나스닥 지수는 5500 선을 뚫고 오르며 장중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세웠지만 마감 시점까지 이를 지켜내지 못했다.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투자 심리를 고무시켰지만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가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아울러 연말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확정해야 하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트레이더들이 지극히 소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피터 콜만 컨버젝스 트레이더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매매가 크게 위축됐다”며 “이 때문에 주가 방향을 강하게 이끌 만한 세력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피터 카딜로 퍼스트 스탠다드 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도 “주가가 추세적인 하락으로 꺾이는 것은 아니지만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경제 지표는 호조를 이뤘다. 무엇보다 소비자신뢰가 강한 상승을 기록하면서 내년 경제 성장률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날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13.7을 기록해 2001년 8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 전망치 109.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주택시장도 탄탄한 펀더멘털을 드러냈다. S&P/케이스 쉴러에 따르면 10월 전미 주택가격지수가 연율 기준으로 5.6% 상승했다. 10대 도시 가격지수가 4.3% 올랐고, 20대 대도시 가격지수는 5.4% 뛰었다.
이 밖에 리치몬트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제조업 지수가 12월 8을 기록해 전월 4에서 크게 개선됐다. 댈러스 연은이 발표한 제조업상황지수 역시 11월 8.8에서 12월 13.8로 상승해 제조업 경기 회복을 반영했다.
웨인 코프만 피닉스 파이낸셜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연말 마지막 거래일까지 주가는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며 “내년 초 트럼프 랠리가 지속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고 전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채권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이날 국채 발행 실적은 저조했다. 재무부가 실시한 260억달러 규모의 2년물 국채 발행에 입찰률이 2.44로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날보다 88센트(1.66%) 상승한 배럴당 53.90달러에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아마존이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 판매 실적이 전세계 10억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면서 1.5% 뛰었다.
이 밖에 월마트가 0.2% 완만하게 오르는 등 소매 섹터가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리테일 ETF가 0.9% 상승했다.
애플이 0.6% 올랐고, 나이키는 1.2% 떨어지며 지수에 부담을 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