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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안전] 해일성 파도 피해 '아찔'..조망권에 눌린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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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이 국내 주택경기 부진과 해외 수주 저조로 인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 있습니다. 건설업계는 새로운 건설환경에 맞는 경쟁력과 내실을 갖춰야할 때입니다. 특히 세월호 사건 이후 강조되고 있는 안전, 그 가운데 건설안전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날로 더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온라인 종합경제지 뉴스핌은 건설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건설안전을 제안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정책 당국의 경각심을 높이고자 합니다. 건설안전은 건설업계의 내실과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아 위기에 놓인 한국건설의 새로운 지향점이 될 것입니다. <편집자>

[뉴스핌=김승현 기자] # 지난 5일 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초대형 파도가 몰아쳤다. 이 파도는 마린시티1로(부산영화의 거리) 방파제를 넘어 해운대 마린시티 단지를 덮쳤다. 방파제를 넘은 최대 높이 10m 파도로 도로와 인도가 부서졌고 마린시티 땅 절반이 쑥대밭이 됐다.

그러나 이 파도를 막아야 하는 해안도로 방수벽 높이는 초등학생 키 높이인 1.2m였다. 당초 3m 이상 높이로 지으려 했던 방수벽은 주변 상인들이 ‘조망권’을 이유로 반대해 절반에 불과한 높이로 지어졌다. 바다 조망권이 생업과 직결된다는 게 방수벽을 낮춘 이유다. 

지난 2004년 태국의 휴양지 푸켓에서 발생한 지진해일과 같은 아찔한 상황이 부산 해운대의 고급 주거지 마린시티에서 일어났다. 태풍 때문에 발생한 10m 높이 파도에 마린시티 일대가 순식간에 '물바다'가 된 것. 

이는 당초 예정됐던 높이보다 방수벽이 낮게 지어져 발생한 사건이다. 일부 주민들이 조망권을 이유로 방수벽을 낮춰줄 것을 요구했고 이를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사가 수용해서 벌어진 일이다.

이처럼 공공시설물인 도로 등에 대한 태풍 피해가 커짐에 따라 일부 주민들의 이익보다 공공성을 더 고려해 명확한 규정에 의해 시설물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마린시티 전체 35만㎡ 가운데 절반인 16만㎡가 침수됐다. 마린시티 주변 도로, 방파제 등 시설물이 파손되고 주변 상가가 침수됐다.

이번 태풍으로 도로 38억9100만원, 교량 2억7100만원 등 총 715억원 규모 공공시설 피해가 발생했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이처럼 큰 피해가 발생한 것은 태풍에 따른 해일을 1차적으로 막아야 하는 방수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바닷가 조망을 위해 육지에서 튀어나온 반도 모양으로 조성된 마린시티에 부산 해운대구는 지난 2011년 방수벽 설치를 위한 용역을 진행했다. 용역 결과 8.5m 높이 파도를 막으려면 방수벽 높이는 3.4m가 돼야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방수벽이 높으면 바다 조망을 막는다는 일부 주민의 반대로 방수벽은 결국 1.2m 높이로 낮게 지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결국 1.2m 높이의 방수벽이 설치됐는데 이것으로 8.5m 높이 파도의 60% 정도만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린시티에는 72층 높이 해운대아이파크, 80층 높이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42층 높이 부산대우트럼프월드마린 등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밀집돼 있다. 오는 2019년에 48층 높이 마린시티자이도 들어선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하며 마린시티 지역에도 큰 피해를 가져왔다. 한화리조트는 물이 넘쳐 피해가 컸다. 이후 해운대구는 당시 분양을 앞두고 있던 트럼프월드마린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설계를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지하주차장 입구를 방수문으로 설치했고 설계도 강풍에 잘 견딜 수 있도록 바꿔 당시 분양이 6개월 정도 늦어졌다.

이후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해운대 아이파크와 GS건설이 짓고 있는 마린시티자이에도 주차장에 1m 높이 차수문이 설치됐다. 아파트는 대비시설을 갖춰 별다른 피해가 없었지만 방파제와 방수벽이 낮아진 높이만큼 도로와 같은 공공시설물은 큰 피해를 입었다.

부산시는 이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태풍 피해 현장시찰에서 해운대 마린시티 해일 위험지구 방재시설 설치를 공식 건의했다. 마린시티 앞 바다에 650m 길이 방파제 등을 설치하는 게 골자다. 또 육지에서 100m가량 떨어진 바다(수심 8~10m)에 길이 650m, 수면 높이 7m인 방파제 설치를 추진 중이다.

방파제 설치와 관리가 허술한 것도 해양 안전 문제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방파제 관리는 해양수산부 업무영역으로 건설안전을 총괄하는 국민안전처나 국토교통부가 관할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수벽의 기준은 딱히 정해지지 않아 주민들의 민원 만으로 쉽게 낮춰지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마린시티는 바다와 가까워 해일에 의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부지 조성때부터 나왔다”며 “이번 침수 피해는 인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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