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컨센서스도 과소평가됐을 수 있어"
[뉴스핌=이고은 기자] 월가에서 중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구제금융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구제금융액으로 무려 100조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이라는 악명높은 중국 '숏셀러' 헤지펀더 카일 배스의 배척받았던 주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
월가 유력지 배런스는 지난 6일 "중국의 구제금융액이 100조달러에 이를 수 있는 이유"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배스가 지난 2월 내놓은 조 단위 비용 전망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주류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구제금융액이 최소 50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향후 2년 내에 구제금융 시기가 다가올 것으로 보고있다.
문제는 중국 은행 시스템 구제 방안에 대한 추정치는 과소평가되는게 관례라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연방은행 및 하마긴 연구소의 연구원들을 포함한 최상급 분석가들은 대체로 중국 구제금융액이 3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0조달러라는 숫자가 처음 카일 배스로부터 제시됐을 당시에는 시장의 그 누구도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중국의 전체 경제규모에 필적할 만큼 엄청난 금액이기 때문이다.
배런스는 최근 배스의 널리 알려진 숏베팅 전략이 제대로 적중하지 않은 것도 배스의 추정액이 큰 관심을 끌지 못한 이유 중 하나지만, 진짜 이유는 전 세계가 이 구제금융액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반문했다.
카일 배스가 주장한 구제금융액 100조달러는 중국의 은행권 손실이 서브프라임 사태를 400% 초과하는 수준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실로 전 세계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는 금액이다.
배스는 부실 대출 위험에 대해 전문 분석가들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잘 이해했다. 1990년대 후반의 일본에 대해서도 그랬고, 10여년 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회의주의 덕분에 배스는 대형 은행이 800억달러 손실을 기록할 때 숏배팅을 통해 5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배스는 은행 손실의 10%가 부실대출에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산했고, 이는 3조5000억달러 규모의 주식가치를 공중분해시킬 수 있다고 봤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