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기 기술보호 종합대책' 발표…검경·공정위 전면전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 기술을 탈취하는 행태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앗을 경우 피해액의 최대 3배까지 물어주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고, 영업비밀을 침해했을 경우 벌금의 한도를 현재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10배나 높일 방침이다.
정부는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구자열 민간위원장 주재로 제16차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이하 지재위)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소기업 기술보호 종합대책'을 심의·확정했다.
그동안 정부가 중소기업 기술보호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기술탈취를 통한 이익에 비해 벌금 등 형사적 제재가 매우 낮고, 사건처리 및 사후구제의 장기화로 피해 구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그림 참고).
<자료=국무총리실, 중기청> |
◆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도입…벌금 10대 상향
이번 대책의 핵심내용은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영업비밀 침해시 벌금 10배 상향(10억원) ▲집중심리제 도입 및 가처분 처리기한 법정화 추진 ▲17개 전 지방경찰청에 전담수사팀 설치 ▲공정위 현장 직권조사 실시 ▲소송보험료 지원기업 확대 및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 방지 추진 등이다.
우선 하도급분야에만 적용됐던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기술유출 및 탈취 행위에 대해서도 확대 적용돼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된다. 또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벌금액도 기존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10배로 대폭 강화한다.
그동안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 등으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한 경우에만 형사처벌을 했지만, 영업비밀을 침해한 모든 경우에 대해 확대 적용된다. 또 탈취자에 대한 증거제출 의무가 강화되어 이에 불응할 경우 권리자의 주장대로 손해액이 산정된다.
기술탈취로 인한 피해가 신속하게 구제된다. 기술유출 사건을 고등법원 소재 지방법원에 집중하고,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하는 '집중심리제'를 도입한다. 또 통상 1년 가까이 소요됐던 가처분 판결도 법원이 박사급 전문인력을 늘려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더불어 법적 소송으로 인한 시간, 비용적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피해기업이 조정제도를 보다 쉽게 이용하도록 통합사무국을 운영하고, 공공기관의 기술침해에 대해서는 시정권고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자료=국무총리실> |
◆ 17개 지방경찰청에 전담팀 설치…공정위 직권조사 강화
기술유출 수사의 전문성도 대폭 높일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중소기업 기술보호 통합 상담센터'가 피해 신고도 접수하도록 기능을 확대하고, 중소기업 기술보호 홈페이지(www.ultari.go.kr)에 신고·제보 접수 기능을 부가하며, 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팀과 핫라인도 신설한다.
기술유출 범죄수사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내년 상반기까지 17개 전 지방경찰청에 '산업기술유출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전문 수사인력을 증강 배치할 예정이다. 검찰도 변리사 등 전문인력을 특허수사 자문관으로 채용해 적극 대응하고 신속한 압수 수색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 밖에 공정위도 하도급법상 부당한 기술자료 요구 및 유용행위에 대한 현장 직권조사를 실시하고, 경찰청·특허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 기술유출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로봇, 에너지 등 신성장 산업분야와 철강·조선 등에 대해서도 국가핵심기술 신규지정을 추진하고, 해외 M&A 신고 대상기술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으로 중소기업의 핵심기술을 부당하게 탈취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자체 기술보안 역량을 키우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