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가량 조정은 바닥훑기 포트폴리오 재편 기회
상하이종합지수 4478.36(-306.99, -6.42%)
선전성분지수 15725.47(-1009.37, -6.03%)
창업판지수 3314.98(-189.58, -5.41%)
[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상하이종합지수가 이번 주(15-19일) 전 4거래일 중 3거래일 하락한 데 이어 주간 마지막 거래일인 오늘(19일)도 3% 이상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21일부터 3일간의 단오절 연휴로 다음주 첫 거래일인 22일 중국 증시가 휴장할 예정인 가운데 이후의 향방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 일부 전문가들사이에서는 지수가 고점대비 13% 넘게 하락하면서 주가가 상당한 조정을 받았다며 장기적으로는 불마켓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지난주(5-12일) 소폭 상승세로 마감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번주 그야말로 지옥 장세를 연출했다. 15일과 16일 각각 2%, 3.47% 하락한 이후 17일 1.65% 오르며 조정이 끝나는 듯 했지만, 이튿날 18일 다시금 3.6% 이상 급락하며 투자자의 우려를 키웠고, 19일에도 점차 낙폭을 키우면서 무려 6.42% 폭락, 4478.36포인트로 주저앉았다. 이날 선전성분지수 역시 6% 넘게 하락하며 15725.5포인트를 기록했고, 창업판지수 또한 5.41% 내린 3314.98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금주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모두 11% 이상 하락했고, 같은 기간 창업판지수의 하락폭도 10%를 넘어섰다.
<사진=바이두(百度)> |
이번 주 A주 대폭락을 유발한 최대 ‘원흉’으로는 중국 증시에 대한 외자의 ‘비관적 예견’이 지목되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 사이에 중국 증시의 상승랠리가 종료됐다는 판단이 굳어지면서 중국 A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매도 붐이 일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사가 인용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A를 추종하는 미국 최대 ETF 공매도 주문이 전월 대비 100% 늘어나며 전체 유통주의 16%를 차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트레이더는 지난주 A주 추종 ETF인 ‘Deutsche X-trackers Harvest CSI 300 China A-Shares ETF’로부터 2억5800만 달러의 자금을 회수했으며, 이는 2013년 해당 ETF 출시된 이후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사는 전했다.
이와 함께 15-18일, 도이체방크가 출시한 A주 ETF 가격이 7.4% 하락하며 51.10달러까지 떨어졌고, 중국의 50개 대형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홍콩에 상장된 세계 최대 A주 ETF인 iShares FTSE A50 China Index ETF(2823.HK) 가격도 7.9% 내린 14.92 HKD를 기록했다.
이번 주 신주 물량이 집중되어 유동성 압력이 커진 것도 증시 하락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17-23일 25개 신주 발행으로 최대 6조7000억위안 가량의 자금이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특히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국태군안증권(國泰君安證券)의 경우 300억 위안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지며 시장 부담을 키웠다. 국태군안의 공모액은 최근 5년래 A주 최대 규모다.
더불어 기업 상반기 결산과 은행권의 자금납입 수요가 겹친 점, 중국 금융 관리당국의 레버리지 감독 강화가 예상되고 있는 점 등도 단기 유동성 경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A주 ‘버블 존재 여부’가 아니라 ‘버블 붕괴 시점’에 쏠리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느린 소(慢牛)' 장이 연출될 것이라던 낙관적 전망 대신 베어마켓이 도래했다는 부정적 목소리도 중국 국내외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가 39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국 A주가 버블 단계에 놓여있으며, 향후 12개월 내에 주식이 10% 가량의 조정을 받을 것”으로 대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켈러(Brian Kelleher)는 “A주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부정적 분위기는 모건스탠리가 2013년부터 같은 주제의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후 최고”라고 설명했다.
교통은행이 지배주주인 교은국제신탁유한회사(交銀國際控股有限公司)는 최근 글로벌 시장의 버블 주기를 분석한 결과 향후 6개월이 중국 시장 버블 붕괴의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 글로벌 환율 및 외환관리부 매니저 데이비드 우(David Woo)는 최근 "중국 증시와 부동산이 '2000년 닷컴버블 이래 최대 버블'로, 일단 버블이 꺼지기 시작하면 여기에 집중된 자산(가치)이 눈사태가 일어나듯 폭락할 것"이라며 "버블이 꺼질 때 중국 증시가 20-3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크레딧 스위스 중국증권연구소 천창화(陳昌華) 주임은 "중국 A주 시장이 현대 상당한 버블 리스크에 직면해 있고, 특히 중소형 기업 가치가 고평가 되어 있어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선전거래소 종목과 중소판 종목의 주가수익배율(PER)이 각각 61.41배, 76.1배에 달하고 있고, 이는 2007년과 매우 비슷한 수준"이라며 "그러나 기업의 수익이 이상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A주 가치가 지나치게 높은 것은 버블이 있다는 뜻으로, 현재로스는 버블의 최고치를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천창화는 그러면서 버블이 꺼지기 시작하면 증시가 50% 이상 폭락할 수 있고, A주 폭락으로 홍콩 증시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국신증권(國信證券)은 "역사적으로 가장 강세였던 두 번의 불마켓 지속시간이 26-28개월이었고, 이를 기준으로 할 때 이번 불마켓 종료 시점은 올해 7-9월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지수가 그동안 지나치게 가파르게 올라왔기 때문에 불마켓 종료 시기가 6-7월 사이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금이 저가 매수를 위한 '호기'이며 단기적 조정이 장기적 상승 대세를 역전시키긴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중신증권(中信證券)은 "유동성 압력이 시장 파동을 키우겠지만 이 것이 증시 투자가치에는 장기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국태군안증권 전략팀은 1500명의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인용, 10% 가량 조정을 받았을 때가 가장 좋은 매수시기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