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지배 근간 유지, 민간 외자 적극 수혈 경쟁력 제고
[뉴스핌=강소영 기자] 지배구조 개편, 민간자본 유치, 스톡옵션 도입, 임금과 고과 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교통(交通)은행의 구조조정안이 확정됐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보) 등 복수의 중국 매체는 16일 국무원이 교통은행의 혼합소유제 개혁 등을 담은 '개혁심화방안'을 승인했다고 17일 보도했다.
교통은행의 '개혁심화방안'은 지배구조개편, 즉 '혼합소유제' 개혁을 주요내용으로 하고있으며 중국 국유 상업은행 개혁가속화및 은행 체질 개선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그 내용과 향후 추진 과정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의 국유 상업은행 개혁의 핵심은 '혼합소유제' 도입이다. 이는 시진핑 지도부가 2013년 18기 3중전회에서 결정한 사항으로, 국유기업의 정부 지분 중 일부를 민간 및 외자에 매각하는 지배구조 재편 방안을 가리킨다. 이를 통해 은행의 경영 효율 제고와 리스크 감소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기업 운영에 대한 시장기능을 강화하는 조치다. 민영화와 유사하지만 국가의 지배주주 지위는 유지한다는 특징이 있다.
◆ 국유은행 개혁 왜 교통은행이 먼저?
교통은행은 엄격히 분류하면 국유 상업은행에 속하지는 않는다. 중국의 은행 분류 방식에 따르면 교통은행은 다른 4대 국유은행과 다른 주식제 상업은행이다. 그러나 대주주가 국유 주체이란 점에서 사실상 국유 상업은행으로 취급되고, 공상(工商) 건설(建設) 중국(中國) 농업(農業) 은행과 함께 5대 국유 상업은행으로 불린다.
5대 은행 중 교통은행이 은행 개혁의 '기수'를 담당하게 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4대 국유 상업은행에 비해 규모가 적은 주식제 상업은행이기 때문에 실험적 제도 선행에 적합한 대상이다.
중국 은행제도 발전사를 보면 교통은행은 줄곧 '개혁의 기수' 역할을 맡아 왔다. 당시 중국은 구조조정, 자본유치, 상장의 3단계 은행 개혁을 추진했고, 교통은행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1980년대 최초의 주식제 상업은행으로 탄생했고, 2000년 HSBC의 자본을 유치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외국 자본을 대주주로 둔 은행이 됐다. 2005년엔 홍콩 증시에 상장해 은행 개혁의 3단계를 모두 완수했다.
교통은행은 엄밀한 의미에서 이미 '혼합소유제'를 도입한 상태다. 2015년 1분기 기준, 교통은행의 1대 주주는 26.53%의 지분을 가진 중국 재정부다. 재정부를 포함한 국유 지분은 총 54%, 비국유 주체 지분은 46%로 집계됐다. 민간 대주주는 외국자본인 HSBC로 18.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장기간에 걸쳐 정부가 추진한 은행 제도 개선 방안을 실천해 왔고, 민간 자본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교통은행이 국유은행 개혁안을 실험할 최적의 상태라는 평가다.
◆ 민간과 외국자본 비중, 시장 기대에 못미쳐
교통은행이 사실상 혼합소유제가 목표하는 지배구조 재편이나 민영화 작업을 상당 부분 진행한 상태기 때문에 앞으로 순수 민간 자본의 지분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이로인해 국유지분은 어느 정도로 축소될 지가 시장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교통은행에 대한 국유지분의 지배력은 한동안 유지가 될 전망이다. 국유지분의 지배력을 줄이고 민간 자본이 교통은행에 대한 지배력을 갖기 위해서는 민간 주체가 10% 정도의 지분을 인수해야 한다. 현재 교통은행의 시가총액이 6000억 위안 이상임을 고려하면 새로운 민간 주체가 600억 위안(약 10조 8000억 원) 이상의 지분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렇게 막대한 자금이 동원 가능한 민간 자본을 찾기란 쉽지 않다. 교통은행의 '개혁심화방안' 중 '전략적투자자의 기능 강화' 문구에 근거, 시장에서는 HSBC가 지분을 확대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다.
현재 HSBC의 지분이 18% 이상인데 중국 정부는 중국 금융기관에 대한 단일 외국자본의 지분이 2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교통은행의 구조조정안은 스톡옵션 제도, 일반 직원의 자사주 매입, 인사고과 제도와 임금제도 개편 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교통은행은 2005년 6월 홍콩증시 상장 당시에도 중국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스톡옵션 제도 도입 계획을 밝힌 바있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교통은행은 이미 인사제도 개편에 착수한 상태다. 최근 교통은행의 이사장, 행장, 부행장 및 기타 임원이 주식시장에서 교통은행의 주식을 대량 매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한국은행] |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