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m, 30분 걸려..송도까지 한눈에 들어와
[뉴스핌=강필성 기자] 롯데월드타워가 착공 4년 5개월만에 건설업계 최초 100층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최고로 높은 건물의 순위가 바뀌는 순간이다. 지난 26일 롯데월드타워의 100층 건설 현장을 직접 방문해봤다.
사실 100층 건물이라고 해서 특별한 감흥이 드는 건 아니다. 흔히 생각하는 고층빌딩의 하나일 뿐 엄청나게 높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두바이 부르즈칼리파는 160층에 달한다고 하지 않던가.
롯데월드타워 78층의 호이스트 내리는 곳. <사진=강필성 기자> |
당연히 엘리베이터와는 시설이 다르다. 천정과 벽, 바닥이 모두 철망으로 돼 있고 건물 내부가 아닌 외벽을 타고 이어져 있다. 한 20층 높이 쯤 올라가면 대로 맞은편 롯데월드 어드벤쳐의 자이로드롭이 발 아래로 보인다. 사람이 개미만한 크기로 보이기 시작하는가 하면 어느새 롯데호텔의 지붕이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인다.
5분 정도 올라같지만 아직도 목적지까지는 거리가 상당하다. 멀리 무역센터가 보이고 한강에서 갈라진 탄천이 굽이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발아래 까마득한 높이를 보는 순간부터 손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다.
함께 호이스트를 탄 기자들이 너나 할 거 없이 비슷한 시기에 벽의 철조망을 움켜쥐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우리가 그 정도 높이에서 서울을 바라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항공기 좁은 창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나 산 위에서 보는 풍경과는 명백하게 다르다. 심지어 그 풍경과 철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이다.
‘철컹’하는 소리와 함께 호이스트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건물 외벽 바깥으로 이어진 호이스트는 78층까지만 이어져 있다. 이곳에서 건물 내벽에 설치된 소규모 호이스트로 환승해야한다. 아직 목적지까지는 20층 이상 남았다.
78층 전용면적의 실내 모습.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강필성 기자> |
시야를 돌려 밖으로 본다면 여전히 오금이 저릿하다. 외벽이 설치되지 않아 안전그물과 파이프로 설치해둔 난간 밖에는 광활한 서울시가 펼쳐져 있다. 고소공포증이 심한 일부 기자들은 이곳에서 더 이상 올라가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코어에 설치된 호이스트를 타고 98층까지 오른 뒤 사다리로 약 2개 층을 올라가고 나서야 100층에 달할 수 있었다. 정확히는 102층. 이곳은 5일에 1개층씩 더 올라가는 중이다.
마침내 더 이상 천장이 없는 최정상에 도달하기 까지 걸린 시간만 약 30분. 보람은 있다.
롯데월드타워 100층에사 바라본 서울시 전경. <사진=강필성 기자> |
시계가 좋은 날에는 이곳에서 송도에 있는 국제업무단지까지 보인다고 한다.
이쯤 되면 초고층빌딩의 의미를 달리보 게 된다. 진짜 초고층 빌딩의 가치는 높은 빌딩을 바라보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롯데월드타워의 최상층은 일상 속에서는 결코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었던 경이로운 높이와 시계를 가리지 않는 광활한 도시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였다.
롯데월드타워의 시행사인 롯데물산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된다면 이곳 전망대는 어마어마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며 “롯데월드타워의 전망대는 건물 초고층부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높이만 본다면 세계 최고층 전망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 102층 코어 공사장의 모습. <사진=강필성 기자> |
사실 롯데월드타워는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 메이커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이 건물은 첫 삽을 뜨기 이전부터 각계의 다양한 우려와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그런 롯데월드타워가 100층을 돌파한 것은 완공까지 9부 능선을 넘겼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의미를 가장 함축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전망대가 될 것 같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