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예약제, 영화관 영업중단 등으로 내장객 급감..집단행동 가능성 높아져
[뉴스핌=최주은 기자] “개장 직후 보다 매출이 절반 정도 줄었다. 개장 전 잡았던 목표 대비 매출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민병숙 버자야에이치알 카페코리아 점장)
“방문 고객이 지금과 같은 수준이면 버틸 업주가 없다고 본다.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남아 있는 직원마저도 월급을 삭감해서 겨우 버티는 상황이다.”(유창준 두레 조리실장)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인 롯데월드타워가 100층을 돌파한 24일. 제2롯데월드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한산했다. 오전 시간 뿐만 아니라 점심을 지나서도 적막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주차장은 더했다. 300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에는 드문드문 차량이 주차돼 있었고, 납품업체 차량들만 눈에 띄었다.
제2롯데월드 입점 점주들은 이 같은 광경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고 하소연했다. 이날 롯데그룹이 100층 돌파 기념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했지만, 제 코가 석자인 점주들에게는 남의 일일 뿐이다.
점심시간에도 방문객이 없어 텅텅빈 제2롯데월드 식당가. |
유창준 두레 조리실장은 “이쪽 식당 중 한 곳은 이미 문을 닫고 나갔다”며 “매장 운영을 지속하느냐 마느냐를 고민하는 처지에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는 다른 나라 이야기로 들릴 뿐”이라고 일축했다.
롯데는 이날 롯데월드타워 건물 중앙 구조물(코어월)이 413m를 넘어서며 100층을 돌파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신동빈 회장, 이인원 부회장 등 롯데그룹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제2롯데월드 입점 업체들은 주차장 사전 예약제 및 유료화, 영화관 및 아쿠라리움의 잠정 영업 중단이 내방객 감소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제2롯데월드에 입점한 A식당 관계자는 “극장이나 아쿠아리움을 통한 고객 유입이 상당한데 이 곳 영업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시설 보수를 완료한 것으로 아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오픈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B식당 관계자는 “쇼핑을 하는데 주차 예약을 미리 하고 오는 게 사실 우리 정서에 얼마나 맞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여기에 주차 예약을 마쳐도 구매와 상관없이 주차요금 지불을 해야 하는데 누가 이곳을 찾겠나”고 말했다.
잠정 영업이 중단된 극장 외부 전광판(좌)과 영업 중단 메시지를 알리는 표지판. |
제2롯데월드의 건물 안전 문제를 지나치게 확대 보도하는 언론 역시 문제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C식당 운영 관계자는 “실제로 이곳에 근무해보면 알겠지만, 건물 안전에 문제를 느끼면 나부터 여기서 일하지 못 할 것”이라며 “실제 보다 과장된 언론 보도 때문에 제2롯데월드를 경험하지 않은 고객들이 불안을 느껴 이곳을 찾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버티고 있는 제2롯데월드 입점업체들의 인내심은 어느덧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민병숙 버자야에이치알 카페코리아 점장은 “현재 우리 매장의 경우 직원 수를 줄이고 남아 있는 직원들도 돌아가며 무급으로 쉬는 등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면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본사 지원을 받으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유창준 두레 조리실장은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상당수 점주들이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특히 명품관이 밀집된 애비뉴엘관 6층 식당가의 상황은 더욱 나쁘다”고 강조했다.
애비뉴엘관 6층 문 닫은 식당 외관. |
이들은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종업원 월급은커녕 부도가 날 판”이라며 “수족관과 영화관을 조속히 개장해 주고 주차 규제도 해제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한편, 제2롯데월드는 지난해 10월 개장 직후 일 평균 10만명의 방문객을 유지했지만, 수족관과 영화관의 영업중단 이후에는 방문객이 5~7만명 수준으로 급감, 영업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