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 등 글로벌기업 70% 점유…자국기업 10% 이하
[뉴스핌=김동호 기자] 중국 정부가 자국 의료기기 시장 방어에 나섰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고가의 의료기기 시장 대부분을 글로벌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이다.
이미 중국 내 고가 의료기기 시장의 70% 가량은 독일의 지멘스,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네덜란드의 필립스 등 3개 글로벌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상황. 중국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응급환자를 헬기에서 옮기고 있는 의료진. [출처: 신화/뉴시스] |
먼저 국가위생가족계획위원회는 중국의학장비협회에 처음으로 국산 브랜드 제품을 대상으로 한 우수 의료장비 선발 작업을 위탁했다.
중국의학장비협회 기술평가부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예비조사와 선발 절차, 기초표준 등 준비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선발 범위는 측정기 설비와 기계, 소모품 등 3가지 종류가 될 전망이다.
협회 측은 그동안 고급 정밀 의료기기나 대형 의료설비는 해외 브랜드들이 독점해왔다며 이번 선발 작업을 통해 국산 의료설비의 발전과 적극적인 이용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는 2차 선발작업이 실시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기준 중국의 CT와 MRI 시장 1위는 지멘스다. 지멘스는 GE, 필립스와 함께 중국 고급 의료기기 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다. 반면 중국 내 '3급 갑등 병원(국가 특수병원을 제외한 최고급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는 중국산 고급 의료장비는 10%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정부는 또 오는 2015년까지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 자국 기업들의 연구발전 역량을 강화하고 40~50개의 첨단 의료기기회사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는 신제품 산업화와 신기술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15억위안(약 2464억원)을 의료기기 산업에 투입한 바 있다.
위웨의료의 천젠 부사장은 "중국 의료기기산업은 아직까지 창의력과 연구개발 수준이 낮은 게 사실"이라며 "고급 의료기기의 국산화를 가속화하고 의료설비의 판매원가를 낮춰야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