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미지근한 추진력이 실패 원인..이대로는 주택 규제개혁 기약 없어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영 방안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법안소위에 상정도 되지 못했다. 야당의 반대에다 여당의 소극적인 태도가 원인으로 꼽힌다. |
국토교통부와 새누리당이 중점 처리 대상으로 꼽았던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법안과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 폐지 법안이 이번 4월 임시 국회에서도 문턱을 넘지 못하게 돼서다.
야당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방안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와 여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다음 국회에서도 처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5일 국토교통부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10일 열린 국토위 전체회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이날(15일) 열린 국토법안 소위원회에서 다루지 않기로 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야당의 반대로 인해 주택법 개정안은 아예 법안 소위에 상정도 되지 않았다"며 "다음 임시국회인 6월 법안 상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새누리당과 국토교통부는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주택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를 넘지 못해 법안 소위원회에 상정도 못한 것.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이번에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표면적인 이유는 야당의 반대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우철 부동산 전문위원은 "새민련은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는 것이 주택시장 활성화에 어떤 이득이 있는지 설명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아직 정부는 답변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건설사들의 이익만 챙겨 줄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새민련은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큰 책임은 여당의 소극적인 태도다. 새민련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관련해 여당은 아무런 협의를 해오지 않았다"며 "이대로라면 우리(새민련)가 당론을 바꿀 수밖에 없는데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위해 여당과 야당이 각자 원하는 부동산 법안을 맞교환해 처리하는 이른바 '부동산 빅딜'론이 퍼졌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그동안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던 것. 결국 여당의 소극적 자세로 분양가 상한제는 발의된지 1년 6개월 동안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국토부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함께 재건축 개발부담금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재건축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도 오는 6월 임시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함께 재건축 개발부담금 폐지를 중점 개혁대상 규제로 꼽고 있다.
야당은 아직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 폐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반대 입장은 밝히고 있지 않다.
정재호 목원대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건설업계의 이익만 챙겨줄 뿐 국민들은 무슨 이익이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규제개혁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규제 폐지의 필요성을 알리고 야당을 설득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