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때 상한제 실효성 없어…최저가 낙찰제 폐지 기회
[뉴스핌=한태희 기자] 규제를 풀겠다는 정부와 이를 간절히 바라는 건설·부동산업계. 건설업계의 시선이 온통 정부에 쏠리고 있다. 정부가 해제할 규제를 찾고 있어서다.
건설업계는 이번 기회에 분양가상한제와 공공공사 최저가 낙찰제 폐지와 같은 해묵은 규제를 털어낼 호기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번 정부의 규제 완화를 기회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계속 내리막에서 탈출할 반등 기회로 삼고 있다.
반등 기회는 서서히 마련되고 있다. 정부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폐지했다. 취득세 영구 감면은 물론이고 재건축 사업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도 추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규제는 암덩어리'라며 규제 완화 신호를 시장에 계속 주고 있다.
24일 건설사 및 부동산업계는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를 이번 규제완화 1순위로 지목하고 있다. 집값 하락기에는 실효성이 없는 규제라는 이유에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세보다 턱없이 높게 분양가를 잡으면 미분양되기 쉽다"며 "주변 시세와 비슷한 정도에서 분양가를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집값 하락기에 분양가 상한제가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그동안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해 말 여당은 상한제 폐지를 추진했다. 하지만 야당과 합의하지 못해서 폐지하지 못했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 폐지 관련 법안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 법안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집값이 갑자기 오를 수 있는 지역만 분양가 상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그렇지 않은 곳은 풀자는 내용이다. 내달 열리는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주택건설사 모임인 대한주택건설업협회 김문경 회장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국토해양부에 요청한 상태다.
건설사는 분양가 상한제와 더불어 공공공사에서 최저가 낙찰제 폐지를 원하고 있다. 최저가 낙찰제는 가장 낮은 공사금액을 써낸 건설사가 공사를 수주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공사 금액을 낮추다보니 부실공사 원인이 되고 경비 절감으로 하도급 업체 부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건설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저가 낙찰제로 공사를 수주해도 원가 절감이나 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하도급 업체에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300억원 넘는 공사에 최저가 낙찰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적용대상을 300억원에서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건설업계 반발로 무산됐다. 아울러 최저가 낙찰제 확대 시행 시기는 오는 2016년 1월로 유예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 점검회의를 7시간 넘게 주재했다. |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