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시공에서 하이테크 기술 시대로..고부가가치 창출이 경쟁력
[뉴스핌=이동훈 기자] 건설업의 진화가 빨라진다. 유비쿼터스, 전자동 시대가 열린다. IT(정부기술)과 전자제품, 서비스가 결합한다. 그 터는 건물이다. 건설업에 미래 스마트 도시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 건설시대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저부가기치 공사에 메달린 국내 건설사로서는 아직은 그림의 떡이다. 스마트 건설시대가 열리기 전까지 건설사들의 10년 먹거리가 필요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주요 건설사와 같은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기술을 쌓고 설계와 관리에 집중하라는 주장이다. 포하된 국내에서 해외 고부가가치 기술로 눈을 돌려 10년 먹거리를 쌓으면서 스마트 건설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단순 시공에서 기술 보유국으로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한지 48년 만에 누적 수주 6000억달러(한화 약 637조원)를 기록하는 쾌거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중 단순 시공 수주가 70% 이상일 것으로 추정돼 사업의 구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 시장을 이끌어가기 위해선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선진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대형 건설사 임원의 말이다. 사업에 따른 이익률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미래에는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도 담겨 있다.
국내 건설기술의 경쟁력은 선진국과 격차가 있다. 특히 핵심 기술 분야에선 더욱 그렇다. 국내 기업들이 지난 2009년과 2011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대규모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지금도 100% 자체 공사가 불가능하다.
세계적 건설사인 벡텔이 2009년 UAE 원전 공사에 종합 설계와 자문을 맡았다. 사업비 46억달러(4조9000억원) 중 절반 정도를 벡텔이 챙겼다. 일종의 부가가치에 따른 이득인 셈이다.
대형 건설사의 기술팀 관계자는 “원전 설계 및 공사 기술이 과거에 비해 선진국과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하지만 지금도 원전 제어기술 등 핵심 기술은 외국계 회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국내 국가시설도 외국계가 다수 휩쓸었다. 인천공항의 기본설계와 경부고속철도 사업관리는 벡텔이 수행했다. 인천대교의 프로젝트 관리와 개념설계는 영국의 ‘에이멕’과 ‘핼크로’가 담당했다.
특히 엔지니어링 경쟁력은 최저 수준이다. 지난 2012년 기준 건설 엔지니어링의 해외시장 점유율이 1.9%에 불과하다. 미국이 34.6%, 영국 11.6% 등 상위 국가와 차이가 크다.
해외시장 매출 점유율과 비교해도 기술 경쟁력이 저조하다. 미국 ENR((Engineering News Records)가 발표한 '2012년 세계 250대 해외건설기업 매출 분석'에서 우리나라가 8.1%의 점유율로 세계 6위를 차지했다.
김기대 국토교통부 해외건설정책과장은 "최근 해외건설 수주에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져 선진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교육, 자금 등 해외건설 분야를 지원하고 있으며 건설사들도 기술 개발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하며”고 설명했다.
◆시장 리딩(leading)하는 신기술도 갖춰야
앞으로는 녹색 사업과 친환경 플랜트 등이 '블루 오션'(Blue Ocean)으로 평가된다. 버려지는 원료를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거나 자연을 이용한 기술 등이다.
이중 GTL(Gas To Liquid) 공법은 건설사들이 탐내하는 기술 중 하나다. 원유 가스 등을 시추할 때 태워 없어지는 가스를 재활용해 디젤 경유로 사용하는 것으로 기술을 보유한 건설사가 손에 뽑힐 정도에 불과하다.
또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설계 기술도 전 세계적으로 벡텔 등 6개 기업 만이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LNG를 저장하는 탱크를 설계하는 기술이다.
한재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시공 능력은 우수하지만 고부가가치인 설계기술이 약해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전반적인 기술력을 하이테크(High-Tech)로 끌어 올려야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래 건설 산업 구조의 개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향후 건설시장은 IT(정보기술)와 결합한 유비쿼터스 시티(U-CITY)′가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U-CITY는 첨단 IT인프라와 유비쿼터스 정보서비스를 도시 공간에 융합해 원스톱 행정서비스, 자동화 교통·방범·방재 시스템, 주거공간의 홈네트워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형 도시를 말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건설-IT 융합 시장 규모는 지난해 320조원이다. 오는 2015년 380조원, 2020년 470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