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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의 일본읽기] 아베정권의 힌트 '경제는 정치하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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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대선에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가 내세운 선거문구다. 이 문장 하나로 일약 경제전문가로 변신한 그는 결국 승리했다. 전임정권의 경기침체를 부각시킨 덕분이다. 이후 수많은 아류문구로 파생․확산될 만큼 이 문구는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이는 틀렸다. 경제는 잘못이 없다. 잘못은 정치에 있다. 그래서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로 치환되는 게 옳다. 고백컨대 필자도 사회문제의 근본지점으로 늘 경제실패를 지목했었다. 꽤 오랫동안 경제학적인 접근으로 문제해법의 실마리를 모색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실물경제는 결코 이론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중대한 개입변수 탓이다.

혐의는 정치에 있다. 이쯤에서 학문이 짧은 필자보다 식견이 깊고 검증받은 유명학자의 지지발언을 소개한다. 주인공은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이다. 그는 『미래를 말하다』란 책에서 경제실패의 원인으로 정치적 갈등․불안을 지목했다. 원제가 ‘진보주의자의 양심(the Conscience of a liberal)’이었다니 경제실패의 진실을 꽤나 밝히고 싶었던 모양이다. 경제란 게 늘 시장논리보다 정치내용에 따라 결정됐다는 경험의 고백이다.

그는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적 양극화의 인과관계를 미국 자본주의 역사발전에 맞춰 설명했다. 요약하면 “경제가 정치보다 약하다”는 신세(?)한탄이다. 정치적 반목․대립이 심화됐을 때 경제적 불안․격차가 거세졌다는 걸 시대상황별로 정리․설득한다. 즉 보수와 진보의 대결 속에서 승률이 높았던 보수집권기에 분배악화가 심화됐음을 유추한다. 따라서 빈부격차를 제한하는 제도장치를 마련하는 전제조건은 정치적 안정실현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은 간만에 정치안정의 궤도에 접어든 형국이다. 1년 안에 물갈이되며 단명총리의 무덤(?)이었던 정치무대가 최근 적잖이 묵직해졌기 때문이다. 주역은 아베총리다. 총리만 2번째여서인지 이번 등판과 속투는 꽤 안정적이다. 2012년 중의원에 이어 2013년 참의원(7월)마저 연승함으로써 장기지배의 기반을 다졌다. 내각해산이 아니면 향후 3년 안에 예정된 선거는 없어 아베정권의 권력독점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더 중요한 건 그의 투구내용이다. '아베노믹스'로 요약되듯 경제장악에 성공한 정치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누구도 끊지 못했던 20년 디플레의 매듭을 집권 1년도 안 돼 풀어낸 듯하다.

뚜렷해진 물가인상, 즉 인플레로의 방향전환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선반영해 움직이는 주식․부동산 등 자산인플레만이 아니다. 물가인상에 걸맞게 내년 임금인상마저 현실화되면 ‘수요자극→소비증가→실적향상→경제성장’의 흐름에 올라탈 확률이 높다. 연구기관은 올해 분기마다 성장률과 물가를 상향조정하느라 바빴다.

대체적인 공감대는 올해 GDP성장률 ±3%, 물가상승률 ±1%대다. 올 4분기 GDP는 전년대비 최대 5%(연율)까지 뛸 것이란 전망도 있다(도레이경영연구소). 한국에선 부정적 어투의 평가가 압도적이지만 적어도 통계수치는 상당히 우호적이다. 

아베정권은 정치가 경제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어떤 정치냐에 따라 활황과 불황여부가 확연히 갈릴 수 있어서다. 물론 대외여건이나 내부개혁 등 아베정권 이전의 노력성과가 기여했을 수도 있다. 다만 이런 건 모두 하위변수에 불과하다.

만약 그저 그런 또 다른 단명총리가 재현됐다면 일본경제는 기지개조차 피기 힘들 수 있다. 요컨대 핑계거리일 뿐이다. 결국 경제실패는 정치부재의 탓이 크다. 적어도 그 혐의에서 벗어나긴 힘들다. 한국처럼 저성장․고령화의 구조적 성장한계를 지닌 국가에선 특히 경제를 되살릴 정치지형의 복원이 시급할 따름이다.

정치를 위한 정치만 존재할 경우 경제적 박탈․소외감은 치유불능에 빠지게 된다. 성장은 둘째 치고 현재상황은 갈등비용만 키우고 있다. 우려스럽다. 이젠 나서야 할 타이밍이다. 그 주체는 역시 정치다. 결국 최고리더십이 결단해야 할 때다.

한국은 다행스럽게(?) 대통령제다. 대통령의 파워는 무소불위에 가깝다. 5년 단임제란 게 정책연속성의 한계일 수 있으나 그 정도 시간이면 못할 일이 없다. 의원내각제에 계파수장들의 암실정치가 판치는 일본에서조차 강력한 정치리더십이 출현하는 판에 한국이 못할 이유는 없다. 뜻과 의지가 없다면 모를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관건은 정권획득․유지논리가 갈등해결의 절박성을 압도할 때다. 당리당략이 앞서면 희망은 없다. 정치지도자는 현실사태를 정확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되지 않는다”는 식의 방관적 시각은 금물이다. 지금처럼 ‘리더실종’은 더더욱 안 된다.

경제는 이미 충분히 불안하고 절망적이다. 경제민심을 위한 정치실현이 시급하다. 저성장․고령화에 맞게 재구성하는 구조전환(Regime Shift)을 기대한다.

*프로필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
-일본 게이오(慶應)대 경제학부 방문교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연구교수
-한양대 국제(경제)학 박사
-한국경제TV '머니로드쇼 재테크 파노라마'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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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韓 경제, 회색코뿔소 상황"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가 29일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인 위협에 빠지게 되는 회색코뿔소(Gray Rhino)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임시 집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고물가 고환율의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2.29 choipix16@newspim.com '회색코뿔소'라는 용어는 미국 경제학자 미셸 워커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사용했다.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말한다. 이 후보자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서서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그런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런 맥락에서 기획예산처가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5대 구조적 문제점으로는 인구, 기후, 극심한 양극화, 산업 대격변, 지방 소멸을 꼽았다. 다만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발생한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예산과 기획을 연동하는 방식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획과 예산을 연동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지출은 찾아내서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그런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고, 그 투자는 또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런 전략적 선순환을 기획예산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자는 '현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별도로 (간담회 등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야당 정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12-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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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청와대'…李대통령, 오늘 첫 출근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부터 청와대로 공식 출근한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지 약 3년 7개월 만으로,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다시 돌아간다. 이 대통령이 출근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 걸려 있던 봉황기가 내려가고 동시에 청와대에 게양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옛 국방부 청사인 용산 대통령실로 마지막 출근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는 청와대에서 집무한다. [사진=대통령실] 봉황기는 대통령 재임 중 상시 게양되는 국가수반의 상징이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가운데 두고, 상상 속의 새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문양이다. 봉황기는 윤석열정부 시절 한 번 하기된 바 있다.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면서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출근함에 따라, 업무표장(로고) 역시 과거 청와대 것으로 돌아간다. 용산 시대가 저물고 청와대 시대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청와대 연내 복귀는 많은 해석을 낳는다. 새해부터 국민주권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과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등의 사건이 벌어진 지난 정부와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 등이다.  청와대가 다시 문을 열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통령 집무실이 여민관에 마련된 점이다. 청와대는 크게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본관' ▲비서관실과 수석실이 분산 배치된 '여민관 1~3동' ▲외빈 맞이와 행사를 갖는 '영빈관' ▲'대통령 관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등으로 구성된다. 박근혜 정부까지는 대통령 집무실이 본관에 위치했다. 참모들이 근무하는 여민관과 500m 떨어져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참모진이 있는 여민관에 마련해 거리를 좁힌 바 있는데, 이 대통령도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과 여민관 집무실을 함께 쓴다는 방침이다. 주로 쓰는 집무실은 여민관이다. 여민관에서 일하는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국가상징구역 종합계획도 [자료=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대통령 집무실이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듣는 청와대로 이전을 한 만큼 국민과의 소통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도 이를 의식 중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청와대 이전 후에는 대통령 일정과 업무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 등을 더 확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청와대 시대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꾸준히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의 입지가 확정되기도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대통령 세종집무실 목표 준공 연도는 2030년 상반기다. 아직 목표만 세운 단계라 더 늘어질 수도, 더 당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행복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조금 더 서둘러야 할 것 같다"며 공정 단축을 주문한 바 있어 준공 시기가 조금 더 앞당겨 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pcjay@newspim.com 2025-12-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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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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