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SK케미칼(대표 이문석)이 8년 간 공들인 사업이 상업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SK케미칼은 일본 화학 기업 데이진(시게오 오야기 사장)사와 함께 PPS 사업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마무리하고 전용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SK케미칼은 지난 2월 일본 화학기업 데이진과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인 PPS 사업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발표한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 기업 결합신고를 마무리하고 합작사를 공식 발족하게 됐다.
국내 화학 업체가 일본 기업과 PPS 분야의 합작사를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작사의 사명은 이니츠(대표 김효경)로 정했다. 라틴어로 ‘시작’을 뜻하는 ‘이니시움(Initium)’과 ‘절정’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제니스(Zenith)’를 합성한 것이다.
회사 측은 “이니츠라는 사명은 지금까지 어떤 업체도 선보이지 못한 혁신적 기술로 PPS 분야의 글로벌 톱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회사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니츠는 SK케미칼이 8년 간 R&D 투자를 통해 개발에 성공한 PPS의 사업 본격화를 위한 생산과 마케팅을 담당하게 된다.
SK케미칼이 개발한 PPS인 ‘에코트란’은 다른 PPS 소재와 달리 할로겐의 일종인 클로린을 함유하지 않은 최초의 PPS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PPS의 경우 제조 공정 과정에서 클로린이 포함된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완제품에도 일정 분량의 클로린이 들어가 있었다.
SK케미칼은 100여 개 이상의 특허를 통해 구축한 자체 기술로 전 세계 최초로 클로린과 솔벤트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생산공정 개발과 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클로린, 솔벤트의 사용을 배제한 생산공정으로 유해 물질의 배출을 줄일 수 있으며, 염화나트륨을 비롯한 부산물도 발생시키지 않아 폐수 처리 등의 공정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품 경쟁력 면에서도 확실한 차별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클로린은 EU 등에서 규제되고 있는 물질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민감한 전기 부품의 오작동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염화나트륨은 금속의 부식을 일으킨다. 이러한 상황에서 클로린, 염화나트륨이 없는SK케미칼의 PPS가 출시되면 전기, 전자 관련 소재로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PPS 사업을 전담하는 합작사 이니츠의 공장은 울산시에 위치한 SK케미칼의 화학 공장 부지 내에 조성된다.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기공식에는 박맹우 울산시장, 서동욱 울산 시의회 의장 등 지역 인사와 SK케미칼 이문석 사장, 데이진 오야기 사장 등 양사의 경영진이 참석했다.
전용 설비는 연면적 약 2만1000㎡ 규모의 부지에 지어질 예정으로 2015년 준공이 완료되면 매년 1만2000t 규모의 PPS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니츠는 향후 추가 설비 증설을 통해 연간 2만t 규모로 생산량을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울산 공장에서 생산한 PPS를 통해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PPS를 기반으로 한 제품까지 포함하면 2020년까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이니츠의 임직원과 관련 업무를 위해 투입되는 SK케미칼 직원의 수를 감안하면 연간 약 100여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PPS는 금속을 대체하는 소재로 급성장하고 있는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대표 소재다.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세계적으로 약 28만 t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중 PPS 는 컴파운드 기준 연간 9만4000t에 달한다.
PPS는 열에 견디는 성질이 뛰어나고 화학적 환경에서도 물성이 지속되는 특징을 지녀 자동차, 전자, 전기 분야에서 사용되던 금속을 대체하기 위해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또 LCP(Liquid Crystal Polymer), PEEK(polyetheretherketone) 등 다른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비해 물성이 뛰어나고 가격대가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평균 연간 성장치는 4%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PPS는 매년 7~8%의 고성장을 거두고 있다.
SK케미칼 이문석 사장은 “전용 설비가 가동되는 2015년 이후 마케팅을 본격화 해 PPS 시장 내의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려 ‘에코트란’을 2020년 연 매출 3000억원, 2024년 3500억원의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