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 2년래 최저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음에도 지난 1월 고용은 예상 밖으로 저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경제 회복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우려를 완전히 씻어내지는 못한 모습이다.
지난 주말 발표된 1월 고용보고서에서는 신규 일자리가 불과 3만 6000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지속 성장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되는 20만 건에 크게 못미쳤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하지만 실업률은 종전 9.4%에서 9.0%로 크게 떨어졌다.
이같은 상반된 모습은 새로운 일자리 증가 속도는 느리지만 고용시장이 서서히 모멘텀을 찾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 한파 영향 아니었으면 상당히 강력했을 지표
금융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이같은 고용보고서 지표에 혼란을 느끼면서 뚜렷한 투자 결론을 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4일 미국 증시 다우지수는 29.89포인트 상승한 1만2092.15로 마감됐다. 채권시장에서도 일부 투자자들이 회복 시그널이 강화됐다는 관측을 내놓으면서 국채 가격은 큰 움직임없이 안정되는 모습이었다.
모간스탠리의 데이비드 그린로 이코노미스트는 "겨울철 한파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매우 강력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초 한파와 폭설 등이 없었다면 15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늘어났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 남부 조지아 덜루스의 단기인력 공급회사인 하이어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달 9일 내린 한파로 최소 2일 정도 문을 닫았고 대부분의 사업체들은 1주간 휴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설과 한파의 영향으로 특히 건설업종에서 3만2000개, 교통 및 유통업종에서 3만8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전체 일자리 숫자 증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개인 사업체는 5만개의 일자리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부 등 공공부문에서는 1만1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 일자리 부진에도 실업률이 급락한 배경
일자리는 소폭 늘어났는데 실업률은 크게 떨어진 것은 두가지 지표의 산출 방식의 차이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실업률의 경우는 가계를 기준으로 산정하는데 기후의 영향으로 휴무하거나 일자리를 얻지 못한 경우도 실업이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 1월 가계 조사에서는 88만 6000명이 날씨 때문에 일을 못했다고 대답했는데 이는 평소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따라서 지난 달과 같이 한파의 영향으로 일자리 증가치가 줄어들었을 경우는 실업률은 더 나은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정부의 고용수치 조사를 실업률보다 더 정확한 고용시장 지표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폭설의 경험으로 보자면 이번 1월 고용보고서 결과는 낙관적이다. 지난해 2월에 눈보라 때문에 일자리는 2만 1000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었지만, 이어진 3월에는 부분적으로 이 같은 영향 때문에 일자리가 갑자기 14만 4000개 증가한 바 있다.
◆ 제조업 고용 증가 고무적
이와 함께 미국 제조업부문의 고용이 양호하게 증가하고 있어 낙관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지난 1월 제조업 부문 고용은 4만9000건 증가하면서 지난 1998년 이후 최대의 월간 증가폭으로 기록됐다.
시장의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식기제조업체인 노스랜드 알루미늄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직원수가 10~15%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지난 2년 간의 경기침체 당시 과도했던 재고 수준이 소진되면서 생산을 위한 숙련 노동자에 대한 고용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고용보고서는 실업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한 더 정확한 고용 건수의 연간 수정치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경기 침체 기간 동안 이전 조사치보다 더 많은 일자리수가 줄어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3월 당시를 기준으로한 수정 자료에서는 지난 2007년 12월 이후 874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종전 집계치인 831만개보다 더 낙폭이 컸다.
지난해 3월 이후 지금까지 미국 경제는 82만7000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