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채애리 기자] 한국투자증권 이정인 연구원은 1일 "녹십자는 지난달 30일 오전 공시를 통해 총 70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며 "뛰어난 자금사정과 실적모멘텀을 가진 회사가 시장에 불필요한 잡음과 오해를 살 수 있는 유상증자를 선택한 의사결정은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유상증자 규모가 크지 않은 점, 자금조달 목적이 R&D 역량강화와 해외진출을 위한 점, 상위경쟁업체를 상회하는 매출성장성과 수익성 지속이 기대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유상증자가 녹십자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
◆ 703억원 규모(기존 주식수 7% 증가)의 유상증자 발표
녹십자는 9월 30일 오전 공시를 통해 총 70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예상발행가액 기준(30일 종가 대비 27.4% 할인한 112,500원)으로 총 발행주식수는 625,000주로서 2011년 기준 평균 유통주식수가 7% 늘어나는 규모의 증자이다. 금융비용 감소효과를 고려한 2011년 EPS 희석영향은 5.8%이다.
◆ R&D 센터 및 해외진출을 위한 시설투자 자금조달 목적
유상증자의 목적은 1)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연구소들을 통합하기 위한 R&D 센터 건립(570억원)과 2) 그린진F(혈우병 치료제, 중국시장)와 IVIG(면역글로블린, 미국시장)의 해외진출을 위한 설비투자(500억원)이다. 신종플루백신 매출(2,438억원)로 인한 대규모 이익 창출과 전 사업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 그 어느때 보다 회사의 자금사정은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십자가 외부자금조달을 결정한 이유는 향후에 있을지도 모르는 국내외 M&A 기회를 대비한 여유자금을 비축하기 위해서이다. 한편, 외부차입이 아닌 유상증자를 결정한 배경 관련, 회사가 밝힌 입장은 1) 부채비율 관리와 2) 향후 지속적인 매출 고성장과 주가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장기투자자들에게 저가에 주가를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 유상증자로 인한 단기 주가 하락은 이미 반영된 듯
뛰어난 자금사정과 실적모멘텀을 가진 회사가 시장에 불필요한 잡음과 오해를 살 수 있는 유상증자를 선택한 의사결정은 여전히 달갑지 않다. 또한 EPS 희석으로 인한 단기적인 투자 심리 악화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1) 유상증자 규모가 크지 않은 점, 2) 자금조달 목적이 R&D 역량강화와 해외진출을 위한 점, 3) 상위경쟁업체를 상회하는 매출성장성과 수익성 지속이 기대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유상증자가 녹십자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아울러,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전일 대비 최고 7% 급락하였다가 2.82% 하락한 15만 5,000원에 마감한 점을 감안할 때, 증자로 인한 주가 조정은 어느정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 CB, BW 관련 추가적인 물량 부담 존재, 그러나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님
다만, 문제점은 2009년 10월에 발행한 신주권인수부사채(300억원)와 전환사채(300억원)로 인한 추가적인 물량 부담이다. 현재 주가 수준 대비 행사가액(122,704원)이 높지 않은점을 감안하면 채권보유자가 권리행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 2010년 말, 발행금액 전액에 대하여 권리행사가 이루어진다면, 이번 유상증자로 인한 7% 유통주식수 증가이외에 5%의 추가적인 증가(3.3%의 추가적인 EPS 희석)가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목표주가(205,000원)대비 유상증자, 신주권인수부사채 및 전환사채 관련 주식수 증가로 인한 주당 가치 하락 영향은 7.3%이므로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뉴스핌 Newspim] 채애리 기자 (chaer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