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용인시는 19일 B건설에 이자 포함 84억원을 지급하고 소송을 종결했다
- 합의금은 A건설이 낸 분담금으로 지급돼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 A건설 소송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와 합의의 실효성이 사라졌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용인시, 정산금 한 푼도 못 받은 업체 납부금으로 지급
'의회는 몰랐다'… 20년 넘게 '시 회계' 밖 분담금
[용인=뉴스핌] 노호근 기자 = 용인시가 성복지구 기반시설 정산금 소송에서 1심에서 졌다는 이유로 상급심 판결을 기다리지 않고 B건설에 이자를 포함해 84억원을 지급하고 소송을 끝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소송 포기가 조건으로 얼려졌지만 이후 다른 건설사가 낸 소송에서도 같은 취지로 패소하면서 84억원을 들인 합의는 하나마나 한 일이 됐다. 파장이 예상된다.

22일 뉴스핌이 확보한 자료와 지난해 행정감사 내용에 따르면 용인시가 정산금 소송의 합의금으로 지급한 돈은 시 예산이 아니었다.
성복지구 분양 과정에서 A건설이 납부한 기반시설 분담금이었다. A건설은 지금까지 정산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한 업체다.
법조계에서는 분담금이 부족하면 그 부족분을 용인시 재원으로 메워야 한다는 1심 판단이 상급심에서 확정되는 것을 막으려 한 편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문제는 지난해 용인시 행정감사에서 처음 드러났다.
당시 기반시설 분담금 관리부서인 도시과는 B건설과의 정산금 소송 경위에 대해 1심 패소 뒤 합의로 소송을 끝냈다고 밝혔다.
분담금을 어떤 회계로 관리하느냐는 질문에는 XX회계로 관리한다고 답했다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을 받아 위증 논란도 일었다.
행정감사에 따르면 B건설은 용인시를 상대로 기반시설 정산금 청구 소송(수원지법 2020가합13499)을 냈고 수원지법은 2022년 9월 7일 용인시에 정산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지금까지도 성복지구 분담금은 용인시 일반회계에도 특별회계에도 들어가 있지 않다.
그런데도 분담금이 부족하면 그 부족분을 용인시 재원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이 나왔다. 도시개발과가 회계 밖에서 관리해 온 통장의 구멍을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는 뜻이다.
용인시는 이 판결을 상급심에서 끝까지 다투지 않았다. 항소심이 진행되던 지난해 9월 19일 용인시는 B건설과 합의서를 작성하고 소송을 끝냈다.
이자를 포함해 84억원을 지급하는 대신 B건설은 소송을 포기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판단도 대법원 판단도 받아보지 않았다.
합의금 84억원은 기반시설 분담금 통장에서 나갔다. 성복지구의 다른 회원사인 A건설이 분양을 진행하면서 납부한 분담금이었다.
A건설은 같은 통장의 잔액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정산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정산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업체가 낸 돈으로 이미 납부한 정산금의 두배가 넘게 받아간 B건설에 합의금을 얹어준 셈이다.

B건설이 현금으로 낸 분담금은 약 130여 억원이다. 그런데 B건설이 정산금 명목으로 가져간 현금은 총액 기준 약 296여 억원으로 낸 돈의 2.28배에 이른다. 어떤 기준으로 이런 정산이 이뤄졌는지 용인시는 지금까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합의는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막지 못했다.
A건설이 용인시를 상대로 낸 정산금 소송에서 법원은 지난해 11월 19일 1심 판결에서 다시 용인시에 정산 의무를 인정했다.
성복지구 분담금이 부족하면 용인시 재원으로 충당하라는 같은 취지의 판단이었다. 결국 용인시의 B건설과 84억원 합의는 무용지물이 됐다.
법조계는 지자체가 1심에서 졌다고 확정 판결도 나오기 전에 합의금을 주고 소송을 끝내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운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항소심 도중 화해를 택하는 것은 보통 판결보다 유리한 조건을 얻어낼 수 있을 때다.
한 로펌의 한 변호사는 "지자체장은 시 재산을 관리하고 보전할 책임을 지는 자"라며 "돌려받아야 할 돈이 있는 업체와 현저히 불리한 합의를 했다면 결재권자의 배임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는 결정이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법 제47조 제1항 제8호는 법령과 조례에 규정된 것 외의 예산외 의무부담이나 권리의 포기를 지방의회 의결 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성복지구 협약이 체결된 2003년 당시의 제35조 제1항 제8호도 같은 내용이다.
확정되지 않은 판결을 근거로 합의금을 주고 상대 업체에 대한 반환 청구 가능성을 내려놓았다면 의회 의결이 필요한 권리의 포기에 해당할 수 있다.
용인시 업무제휴와 협약에 관한 조례 제5조도 이런 협약은 사전에 시의회 의결을 받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대해 시의회 의결을 거쳤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뉴스핌이 용인시의회에 취재 질의한 결과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용인시의회는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예산외 의무부담'이나 '권리의 포기'를 의결한 사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최초 의결 사례는 2013년 4월 30일 '용인경량전철 민간투자사업 변경실시협약 동의안'이었다. 관련 조례는 2011년 11월 3일에야 처음 제정됐다.
성복지구 분담금이 2003년 12월 협약에 따라 걷히기 시작한 지 8년 만이다.
이 조례의 부칙 제2조는 조례 시행 전에 체결된 업무제휴나 협약도 이 조례에 따른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뒤늦게 소급해 제도의 틀 안으로 들여온 셈이지만 분담금 징수 초기부터 의회 의결 등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조례 제6조에 따라 시장은 협약의 추진상황과 평가결과를 매년 제2차 정례회에서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분담금은 예산서에도 결산서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시의회가 이 돈을 들여다볼 기회는 사실상 없었다.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면 용인시의 관리 방식은 더 두드러진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70조는 기반시설 설치 재원을 '특별회계'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군산시와 광명시, 보은군 등은 시의회가 의결한 기반시설특별회계 조례에 따라 이 돈을 관리한다.
반면 용인시는 1200억원대 분담금을 20년 넘게 도시개발과가 관리하는 시 명의 통장에서 업체별 정산이 이뤄졌으며 잔액이 모자라자 소송이 이어졌고 소송에서 지자 다른 업체의 분담금으로 합의금을 냈다.
결국 84억원 합의는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합의안을 최종 결재한 사람, 시의회 의결 여부, A건설 분담금 계좌에서 B건설 합의금을 지급한 근거, B건설 정산액 산정 내역 등에 대한 객관적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감사 등에서 반드시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serar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