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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구급차 오자 신호등이 바뀌었다…강릉 '똑똑한 교통체계'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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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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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릉시가 10월 19일 세계총회 앞두고 ITS를 고도화했다.
  • 도시정보센터가 교통·방범·재난을 통합관제했다.
  • 우선신호·스마트 횡단보도로 안전과 편의를 높였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강릉 도시정보센터서 AI로 교통흐름 분석
긴급차량 우선신호 통해 실생활에 도움
스마트 횡단보도·버스정류장 등도 설치
10월 ITS 세계총회서 교통체계 공개

[강릉=뉴스핌] 정영희 기자 = 다음달 ITS(지능형 교통체계) 세계총회를 앞둔 강릉시가 교통신호부터 도로·횡단보도·버스승강장까지 도시 곳곳을 하나의 스마트 교통망으로 연결하고 있다. 

[강릉=뉴스핌] 정영희 기자 = 강릉시 도시정보센터는 도시정보센터는 교통뿐 아니라 방범과 재난, 자율주행 등 도시 정보를 한곳에서 관리하는 통합관제 역할을 한다. 2026.09.20 chulsoofriend@newspim.com

◆ 교통 흐름 한눈에…강릉 도심 읽는 도시정보센터

지난 18일 찾은 강원 강릉시 도시정보센터에서는 강릉 전역의 교통 흐름이 대형 상황판 위에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주요 교차로의 CCTV와 교통량·통행속도는 물론 주차장 혼잡도와 자율주행차 운행 현황까지 한 화면에 표시됐다. AI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혼잡 예상 구간과 적정 신호 운영 방안을 제시하고 있었다.

2024년 11월 문을 연 도시정보센터는 교통뿐 아니라 방범과 재난, 자율주행 등 도시 정보를 한곳에서 관리하는 통합관제 역할을 맡는다. 관제요원 16명이 4조3교대로 24시간 근무한다. 강릉시가 운영하는 교통·방범·재난 관련 CCTV도 이곳에서 통합 관리한다.

상황판에서는 교차로를 지나는 차량이 직진과 좌회전, 우회전으로 나뉘어 집계됐다. 화면을 넘기자 어느 구간에서 차량이 많이 몰리는지, 어떤 교차로에서 정체가 예상되는지가 차례로 나타났다.

강릉에는 약 350개의 신호교차로가 있으며 이를 약 40개 연동그룹으로 묶어 관리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AI가 교통량을 예측한 뒤 실제 교통량과 비교해 혼잡 예상 교차로를 찾아내고, 신호시간을 어떻게 조정할지 운영자에게 제안한다. 현장 설명에 따르면 교통량 예측 정확도는 약 98% 수준이다.

현재 구축 중인 능동형 상황판 시연도 이어졌다. 회전교차로에 차량이 장시간 멈춘 상황을 가정하자 해당 CCTV가 자동으로 화면에 올라왔다. 올림픽파크 주변 정체와 안목 커피거리 주차장 혼잡 상황을 입력했을 때도 주변 CCTV와 통행속도, 주차장 정보가 한 화면에 묶여 표시됐다.

강릉시 관계자는 "운영자가 수많은 CCTV와 데이터를 모두 직접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체나 주차 혼잡, 긴급차량 출동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필요한 정보를 AI가 자동으로 선별해 상황판에 보여주는 방향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실을 나와 1층 홍보체험관으로 내려가자 모니터 속에서 보던 교통시설이 실제 크기에 가까운 모습으로 재현돼 있었다. 체험관은 1관과 2관으로 나뉘어 신호등과 횡단보도 등 도로시설을 직접 접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신호등 아래 횡단보도를 건너며 교통안전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도 확인이 가능했다.

한쪽에 마련된 운전석 형태의 체험 장비에 앉아 VR(가상 현실) 게임을 시작하자 눈앞 풍경은 곧바로 도로 위로 바뀌었다. 가상의 도로를 따라 주행하면서 교차로와 신호등을 직접 마주하니 2층 상황실에서 숫자와 그래프로만 보던 신호정보와 교통체계가 한층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운전자 입장에서 신호와 교통정보가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직접 경험하면서 복잡하게 느껴졌던 ITS의 작동 방식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강릉=뉴스핌] 정영희 기자 = 강릉시 곳곳에선 보행자 움직임을 파악해 자동으로 신호 시간을 연장하는 스마트 횡단보도를 발견할 수 있다. 2026.09.20 chulsoofriend@newspim.com

◆ 교차로 다가가자 초록불…긴급출동 5분으로 단축

센터를 나와 버스에 올라 도심으로 이동하자 화면으로 보던 ITS가 도로 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강릉시는 이날 기자단이 탄 버스를 긴급차량으로 가정해 우선신호 서비스를 직접 시연했다. 버스가 교차로에 접근하자 진행 방향의 신호가 하나씩 녹색으로 바뀌었고, 차량은 별다른 정차 없이 교차로를 통과했다. 실제 소방·구급차 출동 때도 같은 방식으로 GPS를 활용해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주행 방향에 우선 녹색시간을 부여한다. 차량이 교차로를 빠져나가면 신호는 다시 일반 운영 상태로 돌아간다.

긴급차량은 이를 통해 교차로마다 신호를 기다리지 않고 현장이나 병원까지 이동할 수 있다. 긴급차량 평균 현장 도착시간은 시스템 구축 전 13분에서 5분으로 단축됐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우선신호 이용 건수는 모두 7235건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소방·구급차가 출동하면 진행 방향에 우선신호를 제공해 현장 도착시간을 줄이는 시스템"이라며 "교통 ITS 가운데 시민의 생명과 직접 연결되는 대표적인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어 살펴본 스마트 횡단보도는 겉으로는 일반 횡단보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신호등 주변에 보행자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카메라와 적색신호 잔여시간을 알려주는 표시장치 등이 설치돼 있었다.

스마트 횡단보도는 영상분석을 통해 보행자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노약자나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제한된 시간 안에 횡단을 마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보행신호를 자동으로 연장한다. 신호등 가로지지대 전체에 LED를 점등해 운전자가 신호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안전한 신호등'과 적색신호 잔여시간 표시도 함께 적용됐다.

실제 효과 분석에서는 정지선 미준수 건수가 506건에서 448건으로 11.5% 감소했다. 무단횡단은 802건에서 75건으로 90.6% 줄었다. 횡단시간 안에 건너지 못한 보행자도 136명에서 47명으로 65.4% 감소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적색신호 잔여시간을 알려주면 보행자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 있어 무단횡단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당초 예상했던 수준보다 실제 보행안전 개선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강릉=뉴스핌] 정영희 기자 = 지난 18일 강원 강릉시 도시정보센터에서 VR(가상현실) 운전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2026.09.20 chulsoofriend@newspim.com

◆ 횡단보도부터 정류장까지…생활 속으로 들어온 ITS

마지막으로 도착한 스마트 버스승강장은 유리문으로 외부와 분리된 형태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냉난방 설비와 온열벤치가 설치돼 있었고 한쪽의 터치형 화면에서는 버스 운행정보와 주변 교통상황, 관광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 버스승강장은 자가운전이 어려운 교통약자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기존 정류장에 ITS 기술을 더한 시설이다. 냉난방과 온열의자뿐 아니라 버스 접근 알림 등 편의·안전 기능이 적용됐다.

승강장 설비도 도시정보센터와 연결돼 있다. 문이 정상적으로 열리는지, 냉난방 시설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등을 센터에서 확인하고 원격으로 관리한다. 지난해 4개소였던 스마트 버스승강장은 올해 약 10개소가 추가돼 현재 14개소가량 운영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온열벤치와 냉난방 시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특히 좋다"며 "승강장의 각종 시설도 도시정보센터에서 통합 관리해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ITS 구축사업을 진행해왔다. 실시간 신호정보와 스마트 교차로, 스마트 횡단보도, 스마트 버스승강장 등을 도시 전역으로 확대했고 현재는 AI 상황실과 교통 빅데이터 플랫폼 등 총회 시연을 위한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ITS 세계총회에는 약 90개국에서 교통 분야 관계자와 관람객 6만명이 강릉을 찾을 예정이다. 강릉시는 총회 기간 도시정보센터와 도심의 ITS 시설을 기술시찰 프로그램으로 공개해 인구 20만명 규모 관광도시에 구축한 '중소도시형 ITS'를 직접 선보인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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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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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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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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