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SK하이닉스가 8일 HBF 포함 AI 메모리 전략을 공개했다
- 9일 산호세에 HBF 전담 R&D팀을 꾸린 사실이 확인됐다
- HBM 다음 시장 겨냥해 고객 AI 사용방식 반영 속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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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기술책임자' 뽑아 HBF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설계 총괄
AI 워크로드 분석해 HBM에 둘 데이터·HBF로 옮길 데이터 구분
vLLM·TensorRT-LLM 등 실제 AI 추론 SW 적용 지점까지 연구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플래시(HBF)를 포함한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 전략을 공식화한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에 HBF 전담 연구개발(R&D)팀을 구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확보한 주도권을 HBF로 확장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일 열린 '2026 미래포럼'에서 HBM과 HBF, 3D D램 등 다양한 메모리를 AI 작업 특성에 맞게 조합하는 '풀스택 AI 메모리' 전략을 공개했다. AI 서비스·소프트웨어·가속기 업체와 시스템 단위로 메모리를 공동 설계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9일 뉴스핌 취재 결과 SK하이닉스 미국법인은 이 같은 전략을 실제 제품 개발로 옮기기 위해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HBF 전담 R&D팀을 꾸리고 핵심 기술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지난달 샌디스크와 HBF 첫 표준 규격을 공개한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현지 개발팀 구축까지 빠르게 구체화한 것이다.
SK하이닉스 미국법인이 자리 잡은 산호세 노스 퍼스트 스트리트 일대에는 구글 오피스도 위치해 있다. 글로벌 AI 기업이 밀집한 실리콘밸리에서 실제 AI가 메모리를 사용하는 방식을 분석하고 제품 설계에 반영해 'HBM 다음'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HBM보다 크고 SSD보다 빠르게…표준화 이어 美 개발조직 구축
SK하이닉스 미국법인은 현재 HBF R&D팀을 이끌 '버퍼·메모리 서브시스템 아키텍처 디렉터'와 AI 모델의 HBF 활용 방안을 연구할 'AI 워크로드 인텔리전스 디렉터'를 신규 채용하고 있다. 특히 버퍼·메모리 서브시스템 아키텍처 디렉터는 채용공고에 HBF R&D팀의 '창립 기술책임자(Founding Technical Lead)'로 명시됐다.
HBF는 빠르지만 비싸고 용량 확대에 한계가 있는 HBM과, 용량은 크지만 상대적으로 느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이를 메우는 차세대 AI 메모리다. AI 모델이 커지면서 모든 데이터를 HBM에 담기 어려워지자 HBF와 같은 새로운 메모리 계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전날 미래포럼에서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윤성로 서울대 교수는 AI가 에이전틱 AI로 발전할수록 대화 맥락과 작업 진행 상황, 중간 결과 등 AI가 계속 기억해야 하는 'AI 상태(AI State)' 데이터가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마다 보관해야 하는 기간과 불러오는 빈도도 달라 하나의 메모리만으로 처리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HBM에는 빠른 처리가 필요한 데이터를 두고 대용량 데이터는 HBF 등 다른 메모리가 맡는 다층 구조가 필요한 배경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시장을 겨냥해 HBF 개발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2월 샌디스크와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내 HBF 표준화 작업에 나선 데 이어 지난 달에는 첫 표준 규격을 공개했다. 최대 512GB 용량과 초당 0.4~3.0TB 수준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지원한다.
표준화에 이어 실제 제품 개발을 맡을 조직 구축도 본격화했다. '버퍼·메모리 서브시스템 아키텍처 디렉터'는 HBF를 AI 서버에 어떻게 적용할지 설계하고, HBF와 AI 가속기를 연결해 데이터를 어디에 저장하고 언제 옮길지 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AI 작업에서 HBF가 성능과 효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도 검증한다.

◆ AI 모델부터 분석…구글 옆서 'HBM에 둘 것·HBF로 옮길 것' 찾는다
'AI 워크로드 인텔리전스 디렉터'의 업무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F 개발 방향이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이 직책은 실제 AI 모델의 메모리 사용 방식을 분석해 HBF가 맡을 영역을 찾고 개념검증(PoC)을 거쳐 제품화까지 연결한다.
이는 SK하이닉스가 미래포럼에서 공개한 '풀스택 AI 메모리' 전략과 맞닿아 있다. 임의철 SK하이닉스 Solution AT 담당 부사장은 HBM과 HBF, 3D 적층 D램 등 다양한 메모리를 AI 작업 특성에 맞게 조합하고 AI 서비스·소프트웨어·가속기 업체와 시스템 단위로 공동 설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메모리 제품만 공급하는 회사에서 AI 시스템을 이해하고 고객과 함께 설계하는 회사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채용 역시 이 전략을 실제 HBF 개발에 적용하는 성격이 강하다. 채용공고에는 AI 모델의 가중치와 KV캐시, 활성화값 등이 분석 대상으로 명시됐다. 자주 쓰거나 빠른 처리가 필요한 데이터는 HBM에 남기고, 용량은 크지만 상대적으로 덜 쓰는 데이터는 HBF로 옮기는 최적의 방식을 찾는다.
실제 AI 소프트웨어에 HBF를 적용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채용공고에는 vLLM과 SGLang, 엔비디아 TensorRT-LLM 등 주요 AI 추론 소프트웨어에서 HBF를 적용할 지점을 찾는 업무가 포함됐다.
미국 현지에서 이 같은 개발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하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미래포럼에서 고객과 파트너의 시각에서 기존 방식을 다시 바라보는 'Outside-In' 관점을 강조했다. 과거 메모리 시장이 정해진 길에서 속도를 겨루는 경쟁이었다면 AI 시대에는 외부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얼마나 빨리 읽고 유연하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구글을 비롯한 주요 AI 기업이 밀집한 실리콘밸리에 HBF 개발팀을 두고 실제 AI 워크로드부터 분석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표준화와 제품 개발은 물론 고객의 AI 사용 환경까지 반영하며 'HBM 다음' AI 메모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 전략 발표와 동시에 전담 R&D팀 구축이 확인되면서 SK하이닉스의 HBF 전략도 '구상'에서 '실행' 단계로 빠르게 넘어가는 모습이다. HBM에서 시작된 메모리 업체 간 경쟁의 무대가 이제 칩 성능을 넘어 AI 시스템 전체를 설계하는 능력으로 확대되고 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