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등록임대 세제개편이 3일 토론회에서 임차인 거주안정과 충돌한다는 우려를 낳았다.
- 참석자들은 공급 부족 속 민간 등록임대 역할과 정책 신뢰 보호를 강조했다.
- 정부는 개편안을 확정 전 단계라며 제도 충돌 보완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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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정비사업 규제와 매도기한 충돌
전문가 "공공만으로 임대시장 감당 못해"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등록임대사업자의 주택 매도를 유도하는 세제개편이 임차인의 거주 안정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월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민간 등록임대의 역할을 유지하되, 기존 사업자의 정책 신뢰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할 필요성이 고개를 든다.

◆ 등록임대 매도 유도?…"세입자 거주와 충돌"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주택임대인협회 주최로 열린 '등록임대주택 세제개편, 서민 주거안정 해법 맞나?' 토론회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성 회장은 등록임대주택에 주어지는 세제 특례가 단순히 임대사업자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아니라 각종 공적 의무에 대한 대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등록임대사업자는 임대료를 연 5% 넘게 올릴 수 없고 임대의무기간 동안 임의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갱신을 거절하기 어렵다. 임대보증금 보증 가입과 표준임대차계약서 작성 등도 의무다.
성 회장은 "등록임대주택에 적용된 세제 특례는 장기간 공적 의무를 이행하는 대가이자 국가가 민간 주택을 공공적인 임대 재고로 활용하기 위해 제시했던 정책적 약속"이라며 "세제개편으로 과거 정부의 권유에 따라 등록한 뒤 의무를 이행한 사업자의 과세 기준까지 변경하는 것은 정책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주택이 실제 매매시장에 나올 수 있을지도 문제다. 정부 개편안은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아파트의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뒤 일정 기간 안에 매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매도가 쉽지 않다.
성 회장은 "세법은 말소 후 1년 안에 팔라고 하지만 임차인의 갱신 기간은 통상 2년"이라며 "법에 따라 임차인을 보호하면 세법상 매도 기한을 지킬 수 없고, 매도 기한을 지키려면 임차인의 거주를 흔들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도 정상적인 매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 "소급 적용 신중해야"…장기임대에 인센티브 제안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장은 현재 정책의 우선순위를 매매가격보다 전월세 시장 안정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에는 전세 물량 하나가 나오면 15팀이 줄을 서기도 한다"며 "임대인과 임차인은 어느 한쪽을 떼어내 규제하기 어려운 관계인 만큼, 세 부담 증가가 임대료 인상이나 임대주택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기존 임대사업자에 대한 소급 적용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2017년 당시 임대사업자에게 제공된 세제 혜택이 과도하게 설계됐을 수 있지만, 이미 제도를 믿고 임대사업에 참여한 사람에게 사후적으로 조건을 변경하는 것은 별개라는 것이다.
김 소장은 "정책이 발표된 이후 혜택을 줄이거나 폐지해야 한다"며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를 개혁하면 파열음이 생기고 서민 주거 안정이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공급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장기 임대와 임대료 안정에 더 큰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10년 또는 20년 동안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사업자에게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나 양도소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임대인에게 일률적으로 혜택을 축소하기보다 임차인이 얻는 주거 안정 효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화하자는 취지다.
김 소장은 "공급이 충분해지기 전까지는 민간 임대사업자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의 신뢰가 굉장히 훼손된 것이 문제다. 정부가 정책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공감 가능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민간임대도 시장의 한 축"…제도 변경에 공급 위축 우려
이어진 토론에서도 등록임대제도의 필요성 자체보다 기존 제도와 세제개편 사이의 충돌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든 임대 수요를 공공임대로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 연구위원은 "모든 사람이 집을 소유할 수는 없기에 임대주택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며 "공공임대주택으로 기존 임대시장을 대체한다는 식의 접근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세제개편의 명분과 실제 영향을 받는 대상 사이에 괴리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편으로 영향을 받는 대상에는 의무를 이행한 임대사업자뿐 아니라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한 임차인도 포함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실장은 "다주택자 규제를 통해 서민을 보호하고 시장에 매물을 출회하겠다는 세제개편의 목표와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는 대상이 과연 일치하는지 짚어봐야 한다"며 "등록임대제도가 임대의무기간 중 안정성을 구조적으로 보장하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임대주택 공급에 공공뿐 아니라 민간도 상당히 기여하고 있어 정부 재정만으로 공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세제를 강화하기 이전에 그동안 등록임대사업자 제도가 시장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를 충분히 분석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잦은 제도 변경이 기존 사업자뿐 아니라 신규 등록 유인까지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정부 "아직 확정 아냐"…제도 충돌 보완 검토
정부 측은 세제개편안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토론 과정에서 제기된 제도 충돌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국토부 민간임대정책과 관계자는 "국토부도 등록임대사업자들이 임대차시장 안정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거나 추가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으로 주택을 매도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에 의견을 전달해 검토하겠다고 했다.
재정경제부는 이번 개편안이 법 개정과 시행령 개정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국회와 입법예고 과정에서 수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자동말소 이후 거주주택 비과세 특례 입법예고 과정에서 거주 이전 제한 등에 대한 의견이 많이 들어왔다"며 "현행처럼 5년으로 유지할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안에서 유예 대상에 명확히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 신탁방식 정비사업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예고했다.
권 교수는 "정부 정책은 신뢰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며 "전문가와 국민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된 뒤 제도를 결정해야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