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류승룡·하지원 주연 '비광'이 24일 공개됐다
- 꼬인 가족사 속 동주 살인혐의로 가족이 흔들렸다
- 어둡지만 끝까지 서로 붙드는 연대가 빛났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비광'이 지독하게도 꼬인 가족사와 인연, 범죄의 비극 속 끝까지 서로를 붙잡는 이들의 처절한 연대기를 그린다.
류승룡, 하지원 주연의 영화 '비광'이 24일 언론배급시사를 통해 공개됐다. '미쓰백'의 이지원 감독이 아역 김시아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며 한 여자와 아이의 연대기를 가족으로 확장했다. 하지원과도 드라마 '클라이맥스'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비광'은 한국 야구의 간판스타 중구와 인기 배우 남미에게 갑자기 중구의 딸 동주가 나타나고, 톱스타 부부는 파경을 맞는다. 그 후 8년, 우림천 여중생 사망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동주가 지목되면서 가족들은 패닉에 빠진다. 동주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가족들과 자신의 길을 가고자 했던 남미는 결국 같은 방향에 서서 마주하게 된다.
중구 역의 류승룡은 잘 나가던 야구선수에서 하루 아침에 추락한 인물이다. 그것도 존재도 몰랐던 딸 때문에, 인기와 명성, 아내를 모두 잃었다. 그의 인생에 짙게 드리운 그늘과 구김이 눈빛 하나, 패인 주름 하나 하나에 담겼다. 딸 동주의 살인 사건 연루 혐의를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한 순간에 추락했던 그 때처럼, 어떤 것도 쉽지 않다.

하지원은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사를 지닌, 톱 배우의 불안정한 심리를 표현한다.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사랑을 받지 못한 어린 아이가 내면에 여전한 것 같다. 그래서 동주에게도 오히려 쿨하다. 중구를 받아들이지 못할 망정, 동주에겐 곁을 내준다. 중구를 떠나고도, 어머니를 향한 본능적인 그리움도 떨쳐내지 못한다. 김해숙의 앞에서 결국 눈물을 떨구는 하지원의 눈동자는 나약하고, 금세 일렁이고, 다시 한번 삶을 다짐한다.
영화의 톤은 시종일관 어둡다. 자신이 엄마를 죽게 하고, 아빠의 인생을 망쳤다는 죄의식이 남아있는 듯한 딸 동주의 눈빛은 당돌하면서도 처연하다. 가정의 문제를 뒤로 할 정도로 청소년기 동주가 겪어내는 사건들은 만만치가 않다. 친구가 죽고, 분명한 가해자도 있지만 무고한 사람이 죄를 뒤집어쓸 위기다. 숱한 범죄 영화에서 이미 접해본 억울한 사연이 이어지고, 중구의 한숨도 깊어간다.

그래도 '비광'이란 제목에 힌트가 있다. 때론 구질구질하고, 가끔은 창피하기도 하고, 사고뭉치 같던 가족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해내는 순간 빠져나갈 구멍이 보일듯 말듯하다. 술 장사를 하는 철없는 누나, 한 여름에 모피 입고 경찰서 앞에서 염불을 외는 어머니, 놈팽이 같은 매형도 어느 구석엔 쓸모가 있다. 동주도 마냥 당하지는 않는다. 벼랑 끝에서 별 수가 없다고 느낄 때, 보란 듯이 '장난 아닌' 모습을 보여준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처럼, 가장 피하고 싶은 굴욕적인 순간을 맞은 아버지의 뒷모습은 처량하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들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면서, 답답하고 먹먹하면서도 어느새 다행스러운 순간이 찾아온다. 시원하고 통쾌한 사이다 전개는 없지만, 이 끈끈한 가족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묘한 안도감을 준다. 아빠라면, 또 엄마라면, 할머니라면 너끈히 나를 지켜줄 거라는 믿음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비광'에선 류승룡, 하지원, 김선영, 김해숙, 김시아, 김영민의 환상적인 앙상블이 빛난다. 캐릭터 하나 하나가 실제 인물같고 어디선가 본 듯하다. 별 수 없이 무너져버린 인생을 이고지고 어쩔 수 없이 하루 하루를 살아내려 발버둥치는 이들의 일상이 비애스럽고, 버거운 건 어쩔 수 없다. 그 가운데서도 빛나는 단 하나, 가족이란 울타리가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