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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읽는 경제] ⑧ AI가 값싸게 만든 산업, 값비싼 전기로 되돌아온다…AI의 에너지 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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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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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산업 전환 편익이 전력비용과 충돌했다
  •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이 계통과 탄소를 압박했다
  • 효율·분산·재생에너지로 해법을 설계해야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AI, 산업의 판을 바꾸다] 기획시리즈 8편 
IEA, 데이터센터 전력소비 2030년 최대 1000TWh…일본 전체 소비량 수준
국내 AI 데이터센터 추가수요 18.4GW…수도권 계통 병목이 새 병목
산업이 줄인 비용, 늘어난 전력·탄소 비용으로 상쇄되는지 통합 손익 필요
해법은 데이터센터 분산배치·재생에너지 연계·전력과 산업 정책의 결합
 

AI는 이제 문서를 작성하고 질문에 답하는 소프트웨어를 넘어 공장과 농장, 연구소와 선박을 직접 움직이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AI는 생산량을 늘리고 불량과 연료비, 농약과 연구개발 기간을 줄이지만 새로운 설비투자와 데이터 종속, 고용 변화와 책임 문제, 그리고 막대한 전력수요를 만들어낸다. <뉴스핌>은 산업 현장에 적용된 국내외 AI 사례를 통해 누가 비용을 줄이고 누가 새로운 비용을 부담하는지, 그 편익이 전력망과 정부 거버넌스라는 한계 안에서 지속 가능한지를 10회에 걸쳐 분석한다.

[AI, 산업의 판을 바꾸다] 기획시리즈 10부작
① AI는 왜 공장부터 바꾸는가...숙련의 가격이 데이터로 옮겨갔다
② 밭 전체에 농약 뿌리던 시대 끝난다…AI 농업의 진짜 경쟁력은 '선택'
③ AI 신약은 실패를 없앴나…개발비를 줄이는 진짜 방식
④ AI가 AI 반도체를 설계한다…미세공정 다음 병목은 '설계데이터'
⑤ 선장은 남았지만 AI가 항로를 고른다…조선업이 '운항 SW'를 파는 날
⑥ 100만 로봇이 움직이는 창고…배송 경쟁의 본질은 데이터다
⑦ 운전자가 사라지자 자동차의 고객이 바뀌었다…로보택시는 이동시간을 판다
⑧ AI가 값싸게 만든 산업, 값비싼 전기로 되돌아온다…AI의 에너지 청구서
⑨ AI 팩토리 500개면 제조강국인가…한국의 병목은 모델이 아니라 현장이다
⑩ 부처는 아홉인데 책임자는 없다…AI 산업정책의 컨트롤타워를 묻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경제부장 = 앞선 일곱 편에서 AI는 공장의 쇳물 생산량을 늘리고, 밭의 농약을 줄이며, 신약 후보를 빨리 걸러내고, 반도체 설계기간을 단축했다. 선박의 연료를 아끼고, 물류로봇의 동선을 최적화하며, 자동차의 운전자를 대신했다. 산업의 비용은 분명히 줄었다. 그러나 이 모든 판단을 학습하고 실행하는 것은 어딘가에 있는 데이터센터의 반도체이고, 그 반도체는 전기를 먹는다.

문제는 이 전기가 조금 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통적인 데이터센터가 10~25메가와트시(㎿) 수준의 전력을 소비했다면, 대규모 인공지능(AI) 학습을 수행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100㎿가 넘는 전력을 요구한다. 게다가 AI 학습은 수주에서 수개월간 중단 없이 진행돼 시설이 24시간 고부하 상태를 유지한다. 사무실의 조명을 끄듯 껐다 켤 수 있는 부하가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2024년 약 41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최대 1000TWh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일본이 1년 동안 쓰는 전체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 규모다. 산업 AI가 각 현장에서 비용을 줄인 만큼, 그 판단을 만들어내는 인프라는 국가 단위의 새로운 전력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산업의 절감액과 데이터센터의 전기요금은 같은 장부에 없다

지금까지 이 시리즈가 추적한 절감효과는 대부분 개별 산업 현장의 장부에 기록됐다. 포스코의 연료투입량 감소, 존디어의 농약 절감, 아비커스의 연료절감은 각각 그 공장과 농장, 선박의 비용을 줄였다. 그러나 그 AI를 돌리는 데이터센터의 전기요금은 대부분 다른 주체, 다른 장부에 남는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경제 전체로 보면 이 둘은 하나의 손익으로 합산돼야 한다. AI가 산업 A에서 100을 줄이고 데이터센터에서 30의 전력비용을 새로 발생시켰다면 순편익은 70이다. 여기에 그 전력을 만드는 과정에서 늘어난 탄소배출과 그 사회적 비용까지 더하면 순편익은 더 줄어든다. AI의 경제성을 개별 현장의 절감률로만 계산하면 이 전력 청구서를 놓친다.

특히 추론(inference) 단계의 전력이 중요하다. 학습이 끝난 AI 모델도 산업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판단을 내릴 때마다 전력을 쓴다. 자율운항 선박이 항로를 계산하고, 물류 AI가 배차를 조정하며, 로보택시가 도로를 인식하는 매 순간이 전력 소비다. 산업 AI가 확산될수록 학습용 대형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현장 가까이의 엣지 컴퓨팅 전력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수도권에 몰리면 계통이 막힌다

전력수요의 총량만 문제가 아니다. 어디에 몰리느냐가 계통을 좌우한다.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반면 발전설비와 송전망은 지역에 분산돼 있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몰리면 전력을 끌어오는 송전망에 병목이 생긴다.

송전망 증설은 기술이 아니라 사회적 갈등의 문제다. 새로운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지역의 반대, 발전원 입지 제약, 인허가 지연이 겹치면 데이터센터는 서버를 들여놓고도 전력을 공급받지 못해 가동이 늦어질 수 있다. 해외에서도 '서버는 왔는데 전기 인입 일정이 관건'이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정부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 과정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추가 전력수요를 18.4기가와트시(GW) 규모로 제기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수요까지 더하면 전력수요 전망은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이 수요 전망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의 전력사용 신청이 실제 가동으로 이어질지, 계획된 데이터센터가 모두 지어질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 전망의 딜레마
전력수요를 과도하게 전망하면 불필요한 발전소와 송전망을 짓게 되고, 그 비용은 전기요금으로 국민에게 돌아간다. 반대로 과소 전망하면 정작 필요할 때 전력이 부족해 데이터센터 가동과 산업 AI 확산이 지연된다. 확실한 수요와 불확실한 수요를 나눠 시나리오별로 관리하는 정교한 전망이 필요한 이유다.

 

 

탄소중립과 충돌하거나, 원전·가스로 돌아가거나

전력을 어디서 만드느냐도 문제다. AI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수요를 단기간에 채우려면 즉시 가동 가능한 발전원이 필요한데, 그 선택이 탄소중립 목표와 부딪힌다. 일부 국가에서는 천연가스 발전소 증설이 논의되지만, 이는 단기 공급 안정에는 도움이 돼도 장기 탄소중립과 충돌한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해외 빅테크는 다른 길을 찾고 있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은 태양광·풍력 투자에 더해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기존 원전 재가동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4시간 안정적으로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에 재생에너지의 간헐성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 흐름은 원전을 둘러싼 국내 에너지 논쟁과도 직결된다.

결국 AI 전력 문제는 기후에너지부만의 문제도, 산업부만의 문제도 아니다.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디지털 산업을 키우려는 산업정책과, 탄소중립을 지키려는 기후정책, 전기요금과 계통을 안정시키려는 에너지정책이 하나의 판에서 조정돼야 한다. 이 조정 없이 각 부처가 따로 움직이면 한쪽의 성과가 다른 쪽의 비용이 된다.

효율과 분산이 진짜 해법이다

전력을 더 만드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IEA는 발전 확대와 함께 에너지 효율 개선, 수요 관리, 저장장치(ESS)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시한다.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효율지표(PUE)를 개선하고 냉각 기술을 혁신하면 같은 연산에 필요한 전력을 줄일 수 있다. AI 반도체 자체의 전력효율을 높이는 것도 근본적 해법이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분산배치도 중요하다. 데이터센터를 전력이 남고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으로 유도하면 수도권 계통 병목과 지역 갈등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지연시간이 중요한 실시간 산업 AI는 현장 가까이 있어야 하므로, 학습용 대형 센터는 분산하고 추론용 엣지는 현장에 두는 이원화가 현실적이다.

정책 성과지표도 바뀌어야 한다. '데이터센터 몇 개를 유치했다'가 아니라, 유치한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과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계통에 준 부담, 분산배치 정도를 함께 봐야 한다. AI 산업을 키우면서 전력·탄소 부담을 관리하는 것은 상충하는 목표가 아니라 동시에 설계해야 할 하나의 방정식이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AI가 산업의 판을 바꾼 대가는 공짜가 아니다. 앞선 일곱 산업이 줄인 비용은 실재하지만, 그 판단을 만드는 전력과 탄소도 실재한다. 한국이 물어야 할 질문은 'AI를 얼마나 빨리 도입하느냐'가 아니라 'AI가 만든 편익이 늘어난 전력 청구서를 넘어서도록 어떻게 설계하느냐'다.

jsh@newspim.com

■ 한 줄 요약
AI 산업 전환의 편익은 데이터센터 전력이라는 물리적 한계와 충돌하며, 한국의 해법은 AI 도입을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전력효율·분산배치·재생에너지 연계를 통해 산업 편익이 전력·탄소 비용을 넘어서도록 산업정책과 에너지정책을 하나로 설계하는 데 있다.

* [AI로 읽는 경제]는 AI 어시스턴트가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ChatGPT, Google Gemini, Perplexity, Claude AI 모델이 적용됐습니다. 상단의 'AI MY 뉴스' 로그인을 통해 뉴스핌의 차세대 AI 콘텐츠 서비스를 활용해 보기 바랍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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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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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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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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