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인도 정부가 3일 외자 유치·제조 허브 도약 위한 2026년 세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 애플·구글 등 전자제품 공급망에 2041년까지 면세 혜택을 주고 역외 펀드·데이터센터·리츠 세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 다이아몬드·IT·인프라 핵심 산업에 장기 인센티브를 제공해 세무 불확실성을 줄이고 인도의 글로벌 금융·제조 경쟁력을 높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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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 펀드 독소 조항 13개→5개… 금융 특구 '기프트 시티' 육성 총력
리츠 배당 비과세 부활·데이터센터 절차 전면 폐지 등 '비즈니스 편의성' 극대화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외국인 자본 유치와 글로벌 제조 허브 도약을 위해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대규모 세제 혜택을 담은 법안을 전격 발의했다. 복잡한 세법을 전면 재조정해 글로벌 투자자와 전자제품 제조업체를 동시에 잡겠다는 포석이다.
3일(현지 시각)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재무부는 외자 유치 촉진과 비즈니스 편의성 향상을 골자로 한 '2026년 세법 및 기타 법률 개정안(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인도를 미·중 갈등 속 글로벌 공급망의 대체 불가능한 중심지이자 금융 허브로 굳히려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애플·구글 공급망에 '20년 면세' 특혜...'메이드 인 인디아' 촉진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글로벌 전자제품 제조사를 겨냥한 파격적인 지원책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인도 정부가 현지 전자제품 제조업체에 첨단 기계 및 생산 장비를 공급하는 외국계 기업에 대한 세금을 감면해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위탁제조업체에 대한 면세 마감 시한을 기존 2031년 3월에서 2041년 3월로 10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며, 휴대전화·노트북·태블릿·서버 등 전자제품이 면세 대상에 포함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번 조치는 인도를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 기지로 키우려는 인도 정부와 대중(對中) 의존도를 낮추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다. 특히 인도 현지에서 위탁생산(OEM) 파트너를 통해 아이폰과 픽셀폰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애플과 구글에 초대형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외국 기업은 최신 생산 장비를 인도 내부 공장에 직접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세금 문제에 직면해 왔다. 인도 세법상 외국 기업이 현지 공장에 장비를 직접 대여하면 인도 내 사업 소득으로 간주되어 고율의 세금이 부과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지 위탁 제조업체들이 비싼 비용을 들여 장비를 우회 조달해 왔고 이는 고스란히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애플이나 구글이 세금 폭탄 우려 없이 자사 자금으로 협력업체에 필요한 첨단 기계나 테스트 장비를 직접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위탁 공장 자체의 면세 혜택까지 2041년까지 연장되면서, 현지 제조 및 공급망 전반의 세금 리스크가 사라져 최종 완제품 제조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될 수 있다.
개정안에는 또한 인도 현지 보세창고에 전자 부품을 보관했다가 인도 위탁제조업체에 공급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 2041년 3월 말로 끝나는 과세연도까지 새로운 면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는 다국적 기업이 부품의 소유권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인도 현지 기업이 위탁 제조만 전담하는 이른바 '글로벌 공급망 모델'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한편, 인도 정부는 최근 수년간 자국 제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한 '세미콘 인디아 2.0'과 함께 스마트폰 허브 건설을 위한 '모바일폰 제조업 인센티브(MPMS)'를 승인했다.
향후 5년간 총 1조 9,000억 루피(약 28조 5,400억 원)가 투입되는 이들 프로그램은 지난 10년간 애플과 삼성전자 등 유치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260억 달러(약 37조 2,346억 원) 규모의 생산연계인센티브(PLI) 제도의 뒤를 이어 인도의 전자 및 정보기술(IT) 제조업 영토를 한 단계 더 확장시킬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 자본시장 진입 문턱 대폭 낮췄다
이번 세법 개정안은 제조업 공급망 지원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금융 자본을 인도 영토 안으로 통째로 끌어들이기 위한 파격적인 규제 완화책을 담았다.
인도 비즈니스 스탠다드(BS)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해외 역외 투자 펀드(Offshore Funds)에 적용되던 까다로운 세법 규정을 획기적으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현행 세법하에서 해외 투자 펀드가 인도 자본시장에 진입할 때 고율의 세금 폭탄을 피하려면(인도 내 고정사업장을 둔 것으로 간주되지 않으려면) 매우 복잡한 면세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투자자 구성 비율,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준, 최소 펀드 규모, 엄격한 투자 제한 조항 등이 대표적으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이 조항들을 맞추느라 신속한 투자에 어려움을 겪었을 뿐 아니라 인도 세금 당국과의 만성적인 세금 분쟁에 시달려 왔다.
개정안은 핵심적인 최소 안전 장치만 남겨둔 채 이 같은 독소 조항들을 대거 삭제했다.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면세 혜택에 접근할 수 있는 문턱을 대폭 낮추고, 불필요한 세무 분쟁 소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해외 펀드 매니저들의 세금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모디 총리가 공을 들이고 있는 구자라트주의 국제 금융 특구 '기프트 시티(GIFT City)'를 싱가포르나 홍콩을 능가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의 중심지로 도약시키려는 인도 정부의 정책적 추진력이 한층 더 탄력을 받게될 것이라고 BS는 짚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인 언스트앤영(EY)의 인도의 파트너이자 금융 서비스 세무 부문 리더인 테자스 데사이는 "이번 세법 개정은 최근 몇 년간 인도 자산운용 업계에서 이루어진 가장 의미 있는 개혁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데사이는 "그동안 글로벌 펀드 구조와 맞지 않아 걸림돌이 되었던 여러 면세 요건들이 이번 개정안을 통해 대거 폐지될 예정"이라며, "적격 투자 펀드로 인정받기 위해 충족해야 했던 기존 13개 조건 중 이제 단 5개만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변화는 펀드 매니저들에게 훨씬 더 높은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며, 자산운용 목적지로서 인도의 글로벌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다이아몬드·데이터센터·리츠 규제도 전격 완화
기타 핵심 산업들에 대한 파격적인 유인책도 대거 도입된다.
우선 다이아몬드 원석 채굴 기업을 비롯해 공인 구매자, 브로커, 유통업자, 입찰·경매 업체 등 특정 외국 기업들이 다이아몬드 원석 판매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새로운 비과세 혜택을 추진한다. 이 혜택은 2041년 3월로 끝나는 과세연도까지 향후 15년간 적용된다.
글로벌 데이터 센터 유치를 위한 세제 틀도 대폭 간소화된다. 기존에는 외국 기업과 특정 데이터 센터 모두 정부의 개별 승인 및 고시를 거쳐야 했으나, 개정안은 이 절차적 요건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나아가 특정 데이터 센터의 정의를 '인도 기업이 소유하거나 리스 계약을 통해 운영하는 시설'까지 확대했다. 이는 행정 절차를 줄여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한층 더 유연하게 만들기 위한 포석이다.
개정안은 기초자산인 특수목적법인(SPV)이 기본 세율이 낮은 '신(新) 세제 개편안'을 선택하더라도,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과 인프라투자신탁(InvITs) 투자자들이 받는 배당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다시 부활시키기로 했다.
다만, 신 세제를 선택한 SPV에 대해서는 기존 10%였던 할증세율을 25%로 높여 적용하는 보완책도 함께 제시했다.
수미트 헴카르 딜로이트 인도 파트너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세제 인센티브와 구조적 개혁을 결합한 종합 선물세트"라며 "핵심 부문에 대한 면세 기간 연장뿐만 아니라 역외 펀드 구조 합리화, 리츠·인프라펀드 투자자의 배당세 중립성 회복, 데이터 센터 세법 단순화 등이 동시에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세무 불확실성을 없애고 인도의 비즈니스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