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4일 실거주 중심으로 종부세·양도세를 개편했지만 집값 하락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전문가들은 세 부담으로 일부 매물이 늘어도 공급 부족과 대기수요 탓에 서울 핵심지역 집값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 비거주 주택 보유세 인상과 집주인 실거주 전환으로 전월세 공급 감소와 임대료 상승 등 세입자 부담 확대가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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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부담 임대료 전가 우려…전문가 "매매보다 전월세 충격 클 것"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가 고가·비거주·다주택 보유자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고 양도소득세 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바꾸는 세제개편안을 내놨지만 세금만으로 집값을 끌어내리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급 부족과 핵심지역 선호가 강한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오히려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과 임대료 인상으로 세입자 부담이 먼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거주 중심 과세'의 시대…주택 수만큼 중요해져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새 세제개편안이 서울 집값을 끌어내리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문가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과세 기준을 보유 주택 수에서 주택가격과 실제 거주 여부 중심으로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여 시가 약 20억원 이하 주택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공제는 줄이고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에서 80%로 높인다. 초고가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세액공제에도 한도를 둔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바꾼다. 비거주 주택의 공제는 배제하고 고액 양도차익에는 공제액 한도를 신설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027~2028년 한시적으로 낮춰 매도할 퇴로를 열어준다. 취득세를 일률적으로 올린 것은 아니지만 양도 단계의 공제 축소로 거래 부담은 커지는 구조다.
과거 민주당 정부는 부동산 세금 인상 기조를 뚜렷이 내세웠다. 2000년대 초반 노무현 정부는 2005년 종부세와 다주택자 양도세를 강화하는 대신 취득·등록세를 낮추는 보유세 강화 및 거래세 완화를 추진했다. 2020년 문재인 정부는 7·10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취득·보유·양도 단계 세 부담을 함께 높였다.
문재인 정부 후반까지 강화됐던 부동산 세제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완화 방향으로 돌아섰다. 정부는 2022년 5월부터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를 1년간 배제하고 일시적 2주택자의 기존 주택 처분기한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다. 이후 중과 배제 기간도 추가 연장됐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 기조는 완화된 부동산 세제를 다시 손질해 과세 형평을 높이고 실거주 중심의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같은 가격의 주택을 보유해도 주택 수에 따라 종부세율이 달라지고 실제 거주하지 않아도 장기보유만으로 공제를 받을 수 있는 현행 제도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주택 가격 상승률은 올 1월 0.91%에서 5월 0.90%, 6월 1.03%로 올랐다. 상반기 누적 상승률은 4.52%로 전국(1.37%)의 3배를 웃돌았다.
고가 아파트도 비슷한 흐름이다.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 50위의 가격 변동률을 수치화한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올 초 0.42% 오른 뒤 다주택자 매물이 출회되며 3월부터 5월까지 숨고르기에 들어갔으나 6월부터 반등해 지난달 0.38%로 뛰었다.
◆ 매물 나와도 집값 하락은 '글쎄'…전월세 공급 감소 우려
전문가들은 세금 부담이 일부 매물을 끌어낼 수 있지만 집값의 방향을 단숨에 바꾸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보유비용이 늘어도 향후 가격 상승분이 세금보다 크다고 판단하면 매도 대신 직접 입주나 증여, 보유 유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 부족과 대기수요가 이어지면 나온 매물이 곧바로 소화될 가능성도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현재 시장은 2020년과 2022년의 중간 정도"라며 "강남권 등은 세금 부담만으로 매도하기보다 실거주 전환이나 증여, 보유 유지를 선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매물 증가 효과는 예상되지만 준공 물량이 부족한 서울 핵심지역에서는 가격 하락 효과까지 나타나기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유예기간도 시장에 한 방향으로만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보유자는 제도 시행 전 매도에 나서겠지만 여력이 있는 보유자는 관망세를 보일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초고가주택보다 낮은 가격대에서는 대기수요가 매물을 소화해 가격 상승과 전세난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가격대별 수요 이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초고가주택은 대출 규제와 세 부담으로 거래가 둔화할 수 있으나, 대출이 가능한 중저가 주택에는 실수요와 갈아타기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진장익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부교수는 "이번 개편안은 집값을 잡기보다 세제를 정상화하려는 목적이 강하고, 애초에 보유세만으로 주택가격이 잡히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 고가주택 가격이 낮아지기보다 대출이 가능한 15억원 미만 주택으로 수요가 몰려 해당 가격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더 크게 우려하는 지점은 전월세시장이다. 비거주 주택의 보유세가 늘면 임대인이 비용을 보증금이나 월세에 반영할 수 있다. 집주인이 직접 입주하거나 주택을 실수요자에게 팔면 기존 임대주택이 매매주택으로 바뀌어 전월세 물량도 줄어든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시장에서는 세금 전가와 물건 감소가 함께 나타나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측이 강하지만, 매매시장은 집을 팔고 싶다고 해서 실제로 팔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인지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세 부담이 집중되는 고가주택은 대출 규제로 매수자가 현금을 동원해야 하는 만큼 매물이 나오더라도 거래가 쉽지 않다. 그는 "고가 아파트를 세 부담까지 안고 살 수요가 충분한지, 보유자가 실제로 주택을 대규모로 내놓을지가 불확실하다"고 부연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월세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세 부담이 전셋값과 월셋값을 함께 밀어 올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문 정부 때는 한 가구당 한 채를 보유하라는 정책이었다면 이번에는 한 채를 보유하되 그 집에 아예 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고가주택 보유자의 이동도 전월세 재고를 줄일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세 부담을 느낀 고령자가 초고가주택을 팔면 지방보다 서울 내 중저가 주택으로 이동할 확률이 높다. 이들이 기존 임대주택을 사들여 직접 거주하면 전월세시장에서는 그만큼 공급이 사라지게 된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전공 교수는 "고령자가 고가주택을 팔고 서울 내 20억~30억원대 주택으로 이동하면 기존 전월세 주택이 줄어 임대시장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