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일본 정부가 4~5월 11조7000억엔을 투입하고 금리를 인상했지만 19일 현재 엔·달러 환율은 160엔 안팎을 유지했다
- 시장에서는 미·일 금리차와 일본 정부의 친완화 기조, 높은 에너지 수입 부담이 구조적으로 엔화 약세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론 추가 개입 가능성을, 장기적으론 중동 긴장 완화와 AI 투자·일본 증시 강세가 엔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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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금리차에 살아있는 캐리 트레이드
에너지 수입 부담도 엔화 압박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일본 정부가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고 일본은행(BOJ)이 3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엔화 약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 일본 정부의 친(親)완화 정책 기조,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 등 구조적 요인이 엔화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최근 외환시장 대응과 관련해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4~5월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11조7000억엔(약 725억달러)이 넘는 외환보유액을 투입했고, 일본은행도 기준금리를 30여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엔·달러 환율은 여전히 달러당 160엔 안팎에 머물고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사히코 루 선임 채권 전략가는 "이번 금리 인상은 시장이 이미 예상했던 조치였다"며 "엔화에는 사실상 총상에 붙이는 반창고 정도의 효과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 반복된 개입 경고에 시장 '무덤덤'
일본 당국은 6월 초부터 여러 차례 엔화 급변동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발언이 개입 가능성을 미리 노출시키면서 실제 개입 효과를 떨어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루 전략가는 "정책 당국이 경고를 너무 명확하게 해온 탓에 실제 개입이 이뤄지더라도 효과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엔화는 4월 30일 달러당 160.39엔에서 156.6엔까지 급등하며 일본 정부가 시장에 개입했을 것이란 관측을 불러왔다. 다음 날에는 155엔 수준까지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5월 초 골든위크 연휴 기간에도 환율 방어를 위해 추가 개입에 나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환율은 158엔 수준이었다. 그러나 엔화는 결국 다시 달러당 160엔 선으로 되돌아왔다.
◆ 美·日 금리차에 살아있는 캐리 트레이드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를 꼽는다.
노무라증권의 마쓰자와 나카 수석 시장전략가는 "일본은행이 긴축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 국채 수익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캐리 트레이드가 계속 매력적인 투자 전략으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로 자금을 빌린 뒤 수익률이 높은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를 말한다.
현재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64% 수준인 반면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45% 안팎에 달한다. 이 같은 금리 격차가 엔화 매도와 달러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 친완화 성향 BOJ 인사도 부담
정치적 요인도 엔화 약세를 심화시키고 있다.
마쓰자와 전략가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리플레이션(경기부양)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대한 시장 신뢰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월 상대적으로 비둘기파 성향으로 평가받는 학자 2명을 일본은행 정책위원으로 지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사다 도이치로와 사토 아야노는 재정 확대와 통화 완화를 주장해 온 리플레이션 그룹에 속한다. 현재 정책위원인 아사다는 이번 금리 인상 결정 당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으며, 사토는 이달 말 정책위원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 에너지 수입 부담도 엔화 압박
일본의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 역시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일본은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위해 달러를 지속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미토모미쓰이은행(SMBC)의 히로후미 스즈키 리서치그룹장은 "외환시장 개입은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고 투기적 엔화 매도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일본 당국은 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추가 개입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마쓰자와 전략가는 "시장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이 골든위크 개입 이전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 중동 안정·AI 투자 확대는 장기 호재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합의로 중동 긴장이 완화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정상화될 경우 일본의 에너지 수입 부담이 줄어들면서 엔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AI 관련 투자 확대와 일본 증시에 대한 해외 자금 유입, 기술주 중심의 닛케이 지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루 전략가는 "AI 투자와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 증가는 장기적으로 엔화를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