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홍명보호의 홍명보호 창과 방패는 모두 '고장'이다. '월드컵 본선 경쟁력' 측면에서 경고등을 켰다. 지난해 여름 동아시아컵을 기점으로 플랜B로 공들인 스리백 전술은 '계륵'이 됐다. 두 차례 유럽 원정에서 허술한 수비 조직력을 드러냈다. 믿었던 손흥민(LAFC)의 발끝도 확연하게 무뎌졌다. 골 결정력 부재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A매치 2연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후반 3분 자비처에게 내준 실점을 끝내 만회하지 못한 채 0-1로 패했다. 코트디부아르전 0-4 참패에 이은 2연패다. 북중미 월드컵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 홍명보호는 '골이 안 터지는 팀', '와르르 무너지는 팀'이라는 프레임을 스스로에게 씌웠다.

한국은 두 경기에서 총 23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코트디부아르전 12개, 오스트리아전 11개. 하지만 코트디부아르전 유효슈팅 2개, 오스트리아전 유효슈팅 2개에 그쳤고 그마저도 모두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같은 시간 코트디부아르는 13개 슈팅 중 8개를 유효슈팅으로 만들었고 그 가운데 4개를 골로 연결했다. 오스트리아는 단 1개의 유효슈팅으로 승부를 갈랐다.
손흥민의 골 침묵은 단순한 부진을 넘어 구조적 위기로 번지고 있다. 손흥민은 코트디부아르전에서 후반 13분 교체 투입돼 슈팅 1개에 그쳤다. 오스트리아전에서는 원톱 스트라이커로 83분을 소화했지만 3차례 슈팅이 모두 골대를 외면했다. 킥오프 직후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쇄도하며 날린 왼발 슈팅은 수비벽에 막혔고 후반 17분 설영우의 크로스를 왼발로 감아 찬 슈팅은 골대 오른쪽을 스치듯 지나갔다. 소속팀 LAFC에서도 리그 5경기 연속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는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골 감각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전술의 문제는 고질처럼 뿌리 깊다. 코트디부아르전에 이어 오스트리아전에서도 홍명보 감독은 스리백을 고집했다. 김진규, 설영우, 김민재를 제외한 8명을 통째로 바꾸며 사실상 새 팀을 꾸려 다시 한 번 실험했다. 전반 초반 잠시 통했던 역습은 오스트리아의 강한 전방 압박과 탈압박 능력 앞에서 금세 힘을 잃었다.
좌우에 배치된 이재성과 이강인은 볼 키핑과 패스 능력은 뛰어나지만 순수 스피드에서는 떨어지는 자원이다. 손흥민 한 명에게 깊은 뒷공간 침투와 마무리까지 모두 맡긴 역습 패턴은 상대가 라인을 높이고 압박 강도를 올리자 곧바로 막혔다. 오스트리아는 공을 잃어도 2~3초 안에 강한 압박으로 속도를 죽였고 한국 선수들은 압박을 푸는 첫 터치와 전진 패스에서 반복적으로 실수하며 역습 기회를 스스로 지웠다. 스리백은 '빠른 역습'이라는 전제가 정작 현장에서는 느리고 무거운 전술로 변질됐다.

스리백이 갖는 또 하나의 전제는 '수비 안정'이다. 센터백 3명과 양 윙백이 내려와 5백을 형성하며 박스 안 숫자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홍명보호의 스리백은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수비 진영에 인원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일대일 대응과 라인 컨트롤이 무너지며 4실점했다. 오스트리아전에서도 후반 3분 실점 장면은 '스리백 실패'의 요약본이었다. 역습도 아니었고 수적 열세도 아닌 상황에서 한국은 스리백에 좌우 윙백까지 내려앉은 사실상 5백으로 라인을 구축하고도 측면 크로스 한 번에 중앙이 갈라졌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컷백 타이밍에 맞춰 페널티 지역 정면으로 쇄도한 마르셀 자비처를 아무도 잡지 못했다. 수비수 숫자가 많았지만 '누가 마크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는 없었다.
전술 유연성 부족은 벤치의 리더십으로 직결된다. 상대와 경기 흐름에 따라 4백과 3백을 오가며 수비 라인 높이와 압박 위치를 바꾸는 '멀티 시스템'은 이미 월드컵 상위권 국가들의 기본 옵션이다. 홍명보호는 스리백과 함께 라인까지 낮게 깔면서 역습에만 올인하는 단선적 선택에 스스로를 가뒀다. 이날도 전반 슈팅 6-1, 경기 전체 슈팅 11-5 우위에도 불구하고 유효슈팅 2개에 그친 채 무득점으로 끝났다.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슈팅했지만 골은 없다는 건 박스 안에서의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전술 설계의 실패다.
손흥민의 슬럼프, 골 결정력 부재, 구멍난 스리백에 전술의 유연성 부족까까지 한꺼번에 드러난 3월 유럽 원정은 분명한 경고장이다. 시간은 많지 않다. 뼈아픈 오답 노트를 바탕으로 마지막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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