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유가 135까지 치솟을 가능성"…치밀한 비상대책 요구
"필요하면 법 제도 바꿔야…헌법 정한 긴급재정경제 명령 활용"
[서울=뉴스핌] 김미경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경제 위기와 관련해 "긴급할 경우에는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경제명령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필요하면 입법도 하고, 우리가 가진 권한이나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1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금융 실명제' 때 긴급명령 발동
이 대통령이 언급한 긴급재정경제명령은 헌법 76조 1항에 명시된 규정이다. 헌법은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있을 경우 국회 절차 없이도 대통령이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경제상의 처분을 하거나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과거에는 1993년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금융 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재정경제명령'을 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가명·차명 계좌를 이용한 비자금 근절을 위해 긴급재정경제명령을 전격 발동했다. 국회 논의 과정을 거칠 경우 기득권의 반발과 예금 인출 사태와 같은 극심한 혼란이 예상돼 기습적으로 명령을 선포했다.
결과적으로 한국 경제의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후 법률로 대체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중동 전쟁 여파로 세계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주요 국가 경제 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2분기 유가가 13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현재 우려스러운 경제 위기 상황을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대외 의존도가 높고 중동 에너지 수급 비중이 큰 한국 입장에서는 치밀한 비상대책이 필요하다"면서 "대응책을 고민할 때 일반적으로 보면 기존 관행이나 통상적 절차에 계속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더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부처서 고민하지 말고 비상입법 해서라도 해결"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에서 여러 차례 적극 행정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이 고려하고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적극 행정은 긴급재정경제명령이다. 실제로 지금 바로 긴급명령을 시행하겠다는 의도보다는 그 정도의 과감하고 선제적인 대책이 절박하다는 인식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청에서 위기대응을 하다 보면 제도와 법령, 관행에 걸리는 게 있을 수 있다. 이럴 때는 통상적인 대응으로는 부족하다"면서 "법과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바꿔야 한다. 만약 법에 정해져 있어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것을 모아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헌법에 긴급재정경제명령이라고 있다. 입법도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헌법에 있다"면서 "필요하면 법도 바꾸고, 시행령도 바꾸고, 지침 방침도 바꾸고, 관행에 벗어나 법적으로 허용되는 행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법과 제도에는 예외가 있다. 긴급한 경우에는 (절차를) 확 줄여서 할 수 있고, 긴급명령 형태로 해도 된다"면서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과제를 먼저 찾아낸 다음 어떻게 해결할지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법과 제도에) 걸리면 부처 단위에서 끌어안고 고민하지 말고 국무회의로 가져오거나, 대통령실로 가져오라"면서 "제도를 바꿔서라도, 비상입법을 해서라도 해결할 테니 각별히 유념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the13o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