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손실 사후 정산 받기로...운영자금·현금흐름 변동성 커져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정유사들이 유가 담합(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 조사와 검찰 압수수색을 동시에 받으며 사면 초가 상태다. 정유사들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 중동 전쟁 이전 만 해도 정제마진 개선으로 올해 1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운송비 증가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정부의 석유제품 수출 통제 등에 따라 실적 관련 불투명성이 커지고 있다.
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직전인 지난 달 중순만 해도 정유사 실적 관련 지표인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았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정유사 이익의 핵심지표로 꼽힌다. 배럴당 4~5달러의 정제마진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추정된다. 이달 초 만 해도 정제마진은 30달러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가 중동 전쟁 확산으로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전쟁 직전까지 정제마진이 배럴당 20달러를 넘으며 실적 개선 기대가 컸었다"며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운송 차질과 수송 지연 등으로 정제마진 변동성이 커져 실적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라 정유사들이 떠 안을 손실 규모가 정확하지 않아 실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국제 유가 변동을 반영해 2주 단위로 도매가격의 상한선을 설정한다. 최고가격제 도입으로 정유사들은 원가 상승분을 즉각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지고, 손실은 분기 단위 사후 정산을 통해 보전받기로 했다.
구체적인 손실 산정 방식과 보상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손실 발생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보전이 이뤄지는 구조는 현금흐름 부담을 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석유제품 수출 제한도 정유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며 정유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많은 석유 제품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에서 원유를 수입해 이를 정제한 후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수출해 왔다.
정유사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급등해 원유 도입 가격도 올랐는데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손실 발생 시점과 실제 보상 시점 사이의 시차가 발생한다"며 "운영자금 수요 증가와 실적 및 현금흐름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