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개인 기량에 조직력 와르르 무너져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홍명보 감독이 꺼내든 '플랜 A' 스리백 전술이 완전히 흔들렸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대비해 준비한 핵심 전략이었지만, 실전에서는 기대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영국 밀턴킨스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 축구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0-4로 완패했다. 이번 경기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대비한 '모의고사'이자,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1000번째 A매치라는 상징성까지 갖고 있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스리백 시스템을 가동했다. 지난해 6월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후, 기존의 포백에서 벗어나 수비수 3명을 두는 전술적 변화를 시도해왔다. 이는 본선 무대에서 상대적으로 전력이 열세인 상황을 고려해, 수비 숫자를 늘리고 안정감을 확보한 뒤 빠른 역습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였다.
수비 라인은 왼쪽부터 김태현(가시마), 김민재(뮌헨), 조유민(샤르자)으로 구성됐고, 양 측면에는 설영우(즈베즈다)와 김문환(대전)이 윙백으로 배치됐다. 그 앞에서 수비를 보호하고 공격 전환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은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박진섭(저장)이 나섰다. 이론적으로는 안정과 효율을 동시에 노린 구조였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이 나왔다. 수비 강화를 위해 도입한 스리백이 오히려 조직력을 무너뜨리며 불안을 키웠다. 전반 35분,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조유민이 상대에게 돌파를 허용했고, 결국 선제골을 내줬다.
두 번째 실점 장면 역시 유사했다. 전반 추가시간, 시몽 아딩그라가 개인 기량으로 조유민을 제치고 추가 골을 기록했다. 수비 숫자는 충분했지만, 상대 공격수 한 명을 제어하지 못하며 구조적인 허점을 드러냈다. 공간 커버와 압박 타이밍 모두에서 문제가 노출됐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변화를 시도했다. 전반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조유민, 김문환, 박진섭을 빼고 이한범(미트윌란), 양현준(셀틱), 백승호(버밍엄)를 한꺼번에 투입하며 흐름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전술적 수정에도 불구하고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세트피스 상황에서 또 다른 약점이 드러났다. 후반 17분 코트디부아르의 코너킥으로 페널티지역 안에 양 팀 선수들이 몰려 들었고, 양현준이 헤더로 걷어낸 게 상대 공격수에게 연결된 된 이후 혼전 중에 마르시알 고도가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이후 후반 추가시간 상대 역습 때는 체력이 빠지면서 코트디부아르의 템포에 따라가질 못했고, 윌프라드 싱고에게 한 골을 더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전술적 문제와 체력, 집중력까지 모든 요소에서 밀린 경기였다.
이번 경기는 과거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드러났던 문제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에도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한국의 스리백에 대해 "수비 간격이 벌어져 있고, 조직적인 압박이 없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같은 약점이 반복됐다.

특히 중원에서의 역할 부재가 컸다. 중앙 미드필더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상대는 자유롭게 패스를 전개했고, 이는 곧 수비 라인의 균열로 이어졌다. 공격 전개 역시 원활하지 않았다. 전진 패스보다 후방으로 공을 돌리는 장면이 많아 역습의 속도와 위력이 떨어졌다.
플랜 A로 준비한 스리백이 흔들린 가운데, 향후 전술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표팀은 오는 4월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오스트리아 축구대표팀과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코트디부아르보다 한 단계 위 전력으로 평가받는 오스트리아는 같은 날 가나를 5-1로 대파하며 공격력을 과시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