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브스카이트 구조적 안정성 향상
상용화 위한 대면적 제조 공정 가능성 제시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서장원 석좌교수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2차원 보호막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태양전지 분야에서 오랫동안 풀지 못한 난제가 있었다. 효율을 높이면 수명이 짧아지고, 수명을 늘리면 효율이 떨어지는 '태양전지 딜레마'다. 이번 연구는 이 모순적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전력변환효율 25.56%(공인 효율 25.59%)을 달성했으며, 고온·고습 환경과 지속적인 광 조사 조건에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했다.
차세대 고효율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최근 효율이 빠르게 향상됐지만, 실제 작동 환경에서의 안정성 문제가 상용화의 주요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고온·고습 환경이나 장시간 빛에 노출될 경우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 요구가 커지면서 태양광 발전의 효율 향상과 장기 신뢰성 확보는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기존에는 3차원(3D)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위에 2차원(2D) 층을 덧입히는 3D/2D 구조 전략이 사용돼 왔다. 이 방법은 태양전지 표면의 결함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2차원 층의 구조가 충분히 견고하지 않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구조가 변형되거나 성능이 점차 저하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적으로 더 안정적인 디온 재콥슨(Dion Jacobson, DJ) 구조의 2차원 페로브스카이트 보호막을 도입했다. DJ 구조는 페로브스카이트 층 사이를 유기 분자가 양쪽으로 단단히 연결해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벽돌 사이를 더 강한 접착제로 묶어 구조가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한 것과 비슷한 원리다.
핵심 기술은 보호막 내부에서 페로브스카이트 층이 몇 겹으로 쌓였는지를 의미하는 'n값'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설계 전략이다. 연구팀은 열처리 조건을 조절해 2차원 보호막 내부에서 페로브스카이트 층이 쌓이는 구조를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했다. 벽돌을 쌓은 뒤 접착제가 굳는 과정에서 온도와 시간을 조절하면 벽돌이 더 단단하고 정돈된 구조로 자리 잡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그 결과 전하 이동이 더 원활해져 태양전지 효율이 향상됐으며, DJ 구조의 견고한 특성 덕분에 장기 안정성도 함께 개선됐다. 연구팀은 열처리 과정에서 서로 다른 물질이 만나는 계면에서 구조가 재배열되며 2차원 보호막의 내부 구조가 변화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밝혀냈다. 이를 통해 보호막 구조를 조절할 수 있는 원리와 재현 가능한 공정 조건도 제시했다.
이 설계 전략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85℃·85% 상대습도(85% RH) 조건과 지속적인 광 조사 환경에서도 높은 수준의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대면적 모듈 제작에도 적용해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으며, 향후 대면적 제조 기반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장원 석좌교수는 "효율을 높이면 수명이 줄고, 수명을 늘리면 효율이 떨어지는 기존의 난제를 표면 보호막의 구조 설계를 통해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이 기술은 공정 조건 변화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작동해 상용화를 위한 대면적 제조 공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