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맞아 협력 무게중심 메모리로 이동
HBM4·파운드리까지…전방위 협력으로 확장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와 AMD가 20여 년간 이어온 협력을 인공지능(AI) 반도체 중심의 전략적 동맹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래픽 메모리에서 시작된 양사 협력은 모바일과 데이터센터를 거쳐 AI 인프라 전반으로 확장됐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차세대 메모리, 파운드리까지 아우르며 AI 생태계 전방위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1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삼성 GDDR4 메모리가 AMD 라데온 HD2000 시리즈에 업계 최초로 공급된 것이 양사 협력의 시작이다. 이 후 그래픽을 넘어 모바일, 데이터센터로 영역을 넓혀왔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좌우하는 메모리 대역폭 경쟁에서 삼성전자의 고속 메모리는 AMD 플랫폼 성능을 끌어올리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두 회사의 협력은 공정과 시스템 영역으로도 빠르게 확장됐다. 지난 2014년 14나노 핀펫(FinFET) 공정 협력을 진행하며 파운드리 기반 협력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서버용 SSD와 고용량 D램 모듈 양산, 1세대 스마트 SSD 공동 개발 등 데이터센터 인프라 분야에서도 협력 범위를 넓혔다.
2019년은 협력의 분기점이었다. AMD 라데온(Radeon) 그래픽 아키텍처가 삼성 엑시노스에 적용되며 모바일에서도 고성능 그래픽 구현 기반이 마련됐다. 당시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고성능 라데온 그래픽을 모바일로 확장해 사용자 기반과 개발 생태계를 넓히겠다"고 밝히며 협력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엑스클립스(Xclipse) GPU를 공동 개발해 엑시노스 2200·2400에 적용하는 등 모바일 그래픽 협력도 지속됐다.
AI 반도체 확산으로 협력의 무게중심이 메모리로 이동했다. 삼성전자는 HBM-PIM을 AMD MI-100 가속기에 적용하며 차세대 메모리 기술 협력을 진행했고, CXL D램 등 새로운 메모리 아키텍처 분야에서도 공동 개발을 이어왔다.
리사 수 CEO는 지난 2023년 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ISSCC) 키노트에서 "AMD 연구팀과 삼성전자가 PIM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기존 대비 85% 이상 전력 절감이 가능하다"며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AI 가속기용 HBM 협력이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는 AMD MI350 시리즈에 HBM3E 12단을 공급하며 주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리사 수 CEO 역시 컴퓨텍스 2024에서 "삼성은 다방면에서 훌륭한 파트너"라며 "HBM 협력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협력 범위는 한층 더 넓어진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 공급을 통해 AMD AI 가속기 성능을 뒷받침하고, DDR5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플랫폼 영역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여기에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까지 포함한 '턴키 역량'을 기반으로 AMD 차세대 제품 생산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난 2014년 파운드리 협력 당시 리사 수 CEO가 "유례 없는 협력"이라 평가했던 양사 관계가 AI 시대 들어 전략적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