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정부가 이란이 사실상 봉쇄에 나선 호르무즈 해협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문제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17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미국이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에 함정 파견을 요청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헌법과 현행 법제의 범위 안에서 어떤 대응이 가능한지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다만 전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의 파견은 법적 장벽이 높아, 일본 정부는 전투 종료 이후까지 포함한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가 대응 검토에 들어간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일본이 수입하는 원유 대부분도 이 항로를 통과한다.
미국이 동맹국들에 해상 안전 확보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하면서 일본 역시 대응 압박을 받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1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 독자적으로 법적 틀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며 정부 차원의 검토가 진행되고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기뢰 제거, 선박 방호, 타국 군대 지원, 정보수집 활동 확대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하지만 실제 자위대 파견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법적 장벽이 높다. 일본 정부는 현재 이란 정세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존립 위기 사태' ▲미군 후방 지원을 위한 '중요 영향 사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이란 간 전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해당 법적 틀을 적용해 자위대를 파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정부 내부에서 강하다.
또 다른 선택지로 거론되는 '해상 경비 행동' 역시 한계가 있다. 이는 경찰권 행사 성격이 강해 다른 국가를 상대로 한 무력 사용은 상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 관련 선박을 보호하는 목적의 무기 사용은 자기보호 범위에서 가능하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투 상황이 종료된 이후 기뢰 제거 등 제한적 임무 형태의 자위대 파견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과거에도 일본은 해상 안전 확보 명분으로 중동 해역에 자위대를 파견한 전례가 있다.
향후 방향은 미일 정상 간 협의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동맹국의 참여를 어느 수준까지 요구하느냐에 따라 일본의 대응 범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 정부는 에너지 안보와 미일 동맹의 요구, 그리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군사 활동 제한 사이에서 대응 수위를 조율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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