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만' 회복세 수준 불과
국내 국산 의료기기 비중 11%
국내 점유율, 해외 수출 '발목'
지역 중심 훈련센터 확대 촉구
지역의사제 연결 프로그램 필요
국내 점유율·교육 질↑'일석이조'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국내 의료기관의 낮은 국산 의료기기 점유율(사용률)이 의료기기 수출의 발목을 잡는 가운데 지역의사제와 국산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를 연계해 의사들이 전공의 때부터 국산 의료기기에 대해 인지하고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이 터져 나오고 있다.
보건산업 전문가와 의료계는 정부가 현재 수도권 중심인 국산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를 지역으로 확대하고 지역의사제와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 "국내 국산의료기기 사용 낮아 수출 발목"…정부, 공격적 드라이브 '필요'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료기기 등 바이오헬스 산업이 해외 미래먹거리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도 혁신 기술을 내세워 글로벌 의료기기 공룡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한국 의료 기술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만큼 국내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종합병원급 이상 국산 의료기기 사용 비중이 11%에 불과해 해외 수출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이유는 해외 병원이나 정부 기관에서 국산 의료기기를 구매할 때 국내에서 이용하는 병원이나 기관 등에 대한 레퍼런스(자료)가 필요한데 국내 국산 의료기기 점유율이 낮은 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기관의 탓도 아니다. 한국 의료기기 산업이 발전하기 전에 외산 의료기기를 먼저 사용하다 보니 관성처럼 외산 의료기기를 사용해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경험이나 인지가 부족하다.
그러나 초고령화 사회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는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력 산업을 합친 것보다 커질 전망이다. 바이오헬스 시장은 경제 변동에 민감한 다른 산업과 달리 생명, 건강 관리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아 불확실성이 적다. 글로벌 의료기기 공룡 기업들은 바이오헬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세계 무역의 교차로인 중동을 거점으로 자본 등을 대거 투입해 선점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액이 전년보다 10.3% 증가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안심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으로 구성된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 중 의약품과 화장품은 역대 최고의 수출 실적을 경신했지만 의료기기는 흑자 전환으로 회복세를 이뤘을 뿐 역대 수출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한국 의료기기 기업인 다인메디컬 그룹의 일회용 연성 요관 내시경 우루스(URUS), 큐라코의 케어비데(배설케어) 로봇 등 한국이 세계 최초 기술을 내세워 세계 주목을 받는 만큼 정부의 공격적인 드라이브가 절실한 시점이다.
◆ 국내 국산 의료기기 점유율 높이려면...교육·훈련센터 늘리고 지역의사제 연계해야
한국의 기업이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공룡 기업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걸림돌이 되는 낮은 국내 국산의료기기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의사와 의료기관이 국산 의료기기 구입할 수 있도록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경험 기회를 늘려야 한다. 보건복지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2023년 '제 1차 의료기기 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에서 국산 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를 2030년까지 8개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산 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 수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과 운영이다. 국산 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는 국산 의료기기 기업과 의료진을 연결해 국산 의료기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와 해외 의료진이 국산 의료기기를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병원형인 아주대 병원, 연세의료원과 광역형인 성남산업진흥원, 인천테크노파크가 운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중심인 국산 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를 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국산 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를 맡아온 성남과 인천을 중심으로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새로 생긴 국산 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와 경험을 공유해 확대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아울러 만일 국산 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가 지역 곳곳에 생기면 정부가 지역의사제를 통해 지역에 있는 의사들을 양성하는 만큼 지역의사제를 통해 양성된 의사가 전공의 때부터 센터를 통해 국산 의료기기를 접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의사제는 의대 입시 단계에서 지역 정원을 별도로 선발해 장학금 등을 지원하는 대신 10년 동안 의무적으로 지역에서 근무하는 제도다.
우세준 분당서울대 교수는 "의대생이나 전공의가 국산 의료기기를 경험하면 교수가 되거나 개업했을 때 국산 의료기기를 쓸 확률이 높아진다"며 "국산 의료기기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의사 양성을 위한 질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우 교수는 "교육·훈련센터가 있으면 환자에게 시술하기 전에 미리 경험할 수 있어 환자나 의료진 입장에서 훨씬 안전하다"며 "지역일수록 병원 규모나 재정 문제로 교육·훈련센터를 위한 장비나 시설이 없고 교수들이 신경 쓸 여력도 없어 정부 차원의 연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도전 인천테크노파크 차장도 "지역의사제와 연결되면 좋을 것 같다"며 "이전에는 한 명의 교수에게 술기를 전수받았지만, 지금은 세대가 변해 이 술기를 굳이 여기서 배우지 않더라도 연마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수도권에 가지 않고도 임상 기술을 유지해 지역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지만, 내년 예산을 정하는 시기인 만큼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