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인접국 투자 제한하는 '프레스 노트3' 도입 뒤 6년 만의 완화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중국 등 인접국들에 적용해 오던 외국인 투자 규정을 완화했다. 제조업 육성 조치의 일환으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인도 비즈니스 스탠다드(BS)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날 중국 등 자국과 육상 국경을 접하는 국가들을 상대로 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제를 완화해 전자 부품·자본재·태양광 셀 등 부문에 대한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분야에 대한 중국 투자는 인도 측이 과반 지분을 보유하는 조건하에 60일 이내에 승인 처리되고, 중국 지분이 10% 이하인 경우에는 해당 업종별 상한에 따라 별도 심사 없이 자동 승인 경로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인도 정부는 성명에서 이번 규정 완화 조치가 전자 부품과 자본재, 태양 전지 등 부문의 국내 생산을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또한, 새 기술에 접근할 수 있고 부가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의 인접국 투자 제한 완화는 6년 만이다.
인도 산업무역진흥청(DPIIT)은 앞서 2020년 4월 '프레스 노트 3'를 도입하면서 인도와 국경을 접한 국가들이 인도에 투자하거나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자 할 경우 중앙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인도 기업들에 대한 외국 자본의 기회주의적 인수합병을 방지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2020년 초부터 중국과의 접경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실질적 배경이었다.
중국·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이 인도와 육상 국경을 접하고 있어 투자 제한 대상에 포함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두 달 뒤, 인도 북부 라다크 갈완 계곡에서 인도군과 중국군이 유혈 충돌하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고, 인도는 투자 제한 규정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했다.
이번 조치는 인도와 중국이 관계 개선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 모두에 관세 압박을 가하면서 협력 필요성을 느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해 8월 말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 모디 총리의 중국 방문은 2018년 이후 7년 만으로, 양국 정상은 중국과 인도는 경쟁 상대가 아닌 파트너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양국의 차이가 분쟁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직항노선 항공기 운항을 재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촉발된 중동전쟁으로 유가 상승 등 새로운 경제적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런 조치를 취했다"며 이번 조치는 다른 인접국보다 인도의 최대 인접국이자 지정학적 경쟁국인 중국을 고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투자 규제 완화에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달 국영 전력·석탄 기업의 중국산 장비 조달 규제도 완화했다.
국영 기업이 정부 승인 없이 중국산 송전 부품을 조달할 수 있게 했고, 석탄 분야 핵심 장비에 대해서도 유사한 한시적 면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부문에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기업이 인도 정부 사업에서 배제되면서 물자 부족 등 어려움이 생긴 것이 인도 정부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옵서버 리서치 재단은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정부의 제재로 인해 중국 기업이 수주한 신규 프로젝트 규모는 2021년 17억 7000만 달러(약 2조 5934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것이다.
옵서버 리서치 재단은 또한 인도가 중국과의 긴장 고조로 지난해 10월 말 기준 1조 2500억 루피(약 19조 9375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