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매출 기반의 질적 변화 평가"
주가 5% 넘게 뛰었다가 강보합권
결산설명회서 중국 경쟁 부상 인정
칩 매출 전망 상향폭 부재 실망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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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엔비디아(NVDA)가 발표한 분기 결산은 매출액과 이익 모두 주식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섰다. 차기 분기 매출 전망도 컨센서스를 대폭 웃돌았다. 네트워킹 매출의 호조와 하이퍼스케일러 의존도 완화 등 AI 매출 기반의 질적 변화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주가는 결산 발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강보합권을 기록했다. 한때 5% 넘게 뛰었다가 상승분을 반납했다. 뒤이은 약 90분간의 결산설명회에서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 칩 매출 전망의 추가 상향 부재에 따른 실망감, 중국 경쟁업체의 부상을 엔비디아 스스로 인정한 점 등이 겹치면서 상승분이 소멸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내용은
25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공개한 2026회계연도 4분기(작년 11월~올해 1월) 매출액은 681억3000만달러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웃돌았고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600억달러를 초과했다. 게이밍 부문은 약 40억달러로 기대치에는 못 미쳤으나 매출 비중이 크게 줄어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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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회계연도 1분기(2026년 2~4월) 매출액 전망치는 780억달러(±2%)로 컨센서스 약 728억달러(블룸버그통신 집계 기준)를 크게 상회했다. 중국발 데이터센터 연산(GPU 등 연산용 칩) 매출을 아예 가정에서 제외한 상태에서 나온 수치다.
데이터센터 부문이 예상을 웃돈 데는 GPU 간 초고속 통신을 담당하는 네트워킹 장비의 역할이 컸다. 네트워킹 매출은 약 110억달러로 컨센서스를 20% 넘게 웃돌아 가장 낙관적이었던 전망치마저 넘어섰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쿠잔 소바니 애널리스트는 네트워킹이 컨센서스를 넘어서게 된 주된 동력이었다고 분석했다.
GB300(엔비디아의 자체 CPU와 차세대 블랙웰 울트라 GPU를 하나로 결합한 고성능 AI 연산 칩)·스펙트럼(데이터센터용 이더넷 스위칭 플랫폼)의 GPU 동반 구매율이 높아진 것이 배경이다. GPU 구매 시 이를 연결하는 네트워킹 장비도 함께 사는 비율이 올라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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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총이익률은 75%로 유지됐다. 실적 발표문에 따르면 블랙웰 물량 확대에 따른 제품 구성과 개선과 원가 구조 효율화가 마진을 뒷받침한 것으로 설명됐다. 향후 수개 분기 이상의 수요를 충족할 재고와 생산 능력을 전략적으로 확보했다고도 밝혔다.
중국 관련 내용은 실적과 함께 제출된 연례보고서를 통해 추가로 확인됐다.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가 이달 특정 중국 고객에 대한 H200 소량 출하 라이선스를 부여한 사실이 파악됐다. 다만 이 라이선스를 통한 매출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고 중국 반입 허용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로 남아있다. 또 출하 전 미국 내 검수 절차가 필수로, 미국 재반입 시 25% 관세가 부과되는 조건도 붙었다.
◆결산설명회
뒤이은 결산설명회에서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를 "또 한 번의 탁월한 분기"라고 평가하면서 고객 다변화·추론 시장 입지·향후 성장 전망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다만 블랙웰·루빈 총 예상 매출 5000억여달러에 대한 추가적인 상향은 제시되지 않아 실망감이 따랐다.
결산설명회에서는 고객 구성 변화가 먼저 거론됐다. 4분기 하이퍼스케일러는 데이터센터 매출의 50%를 약간 넘는 비중을 유지했지만 매출 성장을 견인한 힘은 대부분은 그 이외의 고객군에서 발생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결산 설명회에서 데이터센터 매출액에 대해 하이퍼스케일러가 아닌 더 다변화된 고객층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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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가 하이퍼스케일러 너머로 확산되고 있다는 대목도 거론됐다. 소버린 AI 사업은 3배 성장했고 엔터프라이즈(기업) 부문의 성장세는 빠르고 다양하다고 크레스 CFO는 부연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문에서 "기업의 에이전트 도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차세대 아키텍처 베라·루빈도 언급됐다. 엔비디아는 베라·루빈의 테스트용 샘플은 이번 주 고객사에 출하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크레스 CFO는 "블랙웰은 연말까지 계속 판매될 예정이며 베라·루빈의 매출 기여 규모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결산설명회 분위기가 전환된 계기는 중국 관련 발언이었다. 크레스 CFO는 중국 경쟁업체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최근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확보한 업체들이 AI 경쟁 구도의 역학을 뒤흔들 잠재력이 있고 엔비디아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관련 발언 직후 엔비디아의 시간 외 주가 상승폭이 축소됐다. 블룸버그통신의 이안 킹 기자는 이 발언이 "중국에 제품을 팔 수 없게 하면 오히려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기존 대정부 로비 논리의 반복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성장 전망도 언급됐다. 크레스 CFO는 "2026년 내내 전 분기 대비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이며, 작년 제시한 블랙웰·루빈 칩의 총 예상 매출 규모 5000억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7년까지의 출하를 뒷받침할 재고와 공급 약정을 확보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5000억여달러라는 목표치 자체가 실질적으로 상향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링스에쿼티스트래티지스의 KC 라지쿠마르 애널리스트는 "지난 10월 콘퍼런스콜에서 이미 5000억달러를 상회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설정된 바 있어 실질적인 상향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질의응답
질의응답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지속 가능성, 제품 전략, 고객사 투자 논란 등이 다뤄졌다. 황 CEO는 고객의 현금흐름 성장에 대한 확신을 거듭 표명했고, CPU 별도 판매·칩렛 구조·쿠다(CUDA)의 추론 영역 역할 등 기술적 질문에 상세히 답했으나,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전망에 대한 질의 과정에서 주가 상승폭이 추가로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졌다.
첫 질문은 내년 성장 전망의 근거에 집중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비벡 아리아 애널리스트가 대형 고객의 현금흐름이 빠듯해지는 상황에서 설비투자가 지속될 수 있는지를 물었다. 황 CEO는 "고객의 현금흐름이 성장할 것을 확신한다"며 에이전틱 AI의 변곡점을 근거로 들었다. AI 투자로 매출을 늘리려면 결국 더 많은 연산 자원을 배치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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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킹 사업의 규모와 성장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현재 세계 최대 네트워킹 기업이 됐으며 이 사업이 "홈런"이었다고 언급하면서도 네트워킹은 플랫폼의 일부이며 고객이 원하는 방식에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객사에 대한 직접 투자 구조도 쟁점이 됐다. 오픈AI·앤스로픽·메타 등과의 투자 확대가 '순환적 매출'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황 CEO는 투자의 목적이 자사 생태계의 저변을 넓혀 AI 시장 전체를 키우는 데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오픈AI 건에 대해서는 "합의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AI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소프트웨어인 쿠다가 추론 영역 관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황 CEO는 쿠다가 새로운 서비스 확장을 돕고 있고 AI 소프트웨어로 실제 이익을 내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반박했다. AI 매출을 늘리는 데는 더 많은 컴퓨팅 배치가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마진과 공급 관련 질문에서 황 CEO는 가격 결정력의 근거를 제시했다. 더 나은 성능의 제품을 계속 내놓는 한 마진은 올라갈 것이라며 매년 개선된 시스템을 출시하는 속도가 그 근거라고 주장했다.
제품 전략 관련 질문도 나왔다. 웰스파고의 아론 레이커스 애널리스트가 CPU를 별도로 판매할 가능성을 물었을 때, 황 CEO는 자사 CPU가 데이터 접근 속도·메모리 성능·대역폭에서 근본적으로 차별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커스텀 실리콘이나 칩렛(소형 칩 조합 설계 방식) 구조 채택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단일 대형 다이가 유리하다'고 답했다.
그록(Groq)에서 확보한 기술의 활용 방안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그록은 HBM 없이 '온칩 SRAM'으로 작동하는 LPU(언어처리장치) 기술을 보유한 AI 칩 기업으로 엔비디아가 지난해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해당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황 CEO는 그록 기술을 현재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제품 라인업의 연장선에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