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김길리(성남시청)가 절친 선배이자 스승인 최민정을 꺾고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김길리는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32초07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이자 세 번째 메달이다.
앞서 여자 1000m 동메달,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한 그는 생애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3개 이상 메달을 딴 한국 여자 선수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의 심석희 이후 12년 만이다.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 전이경, 동·하계 올림픽 한국 선수 최다 메달(7개) 기록을 보유한 최민정도 첫 올림픽에서 3개의 메달을 따내진 못했다.

2004년 7월생 김길리는 학창 시절부터 또래를 압도한 체력이 최대 강점이다.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종합 4위로 가능성을 보였고, 2023-2024시즌에는 종합 1위에 올라 초대 크리스털 글로브의 주인공이 됐다. 강점은 후반 레이스 운영이다. 장거리에서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오가며 판을 뒤집는 장면을 반복했다.
시련도 있었다. 이듬해 집중 견제 속에 세계 랭킹 1위를 내줬고,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선 넘어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번 대회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도 미국의 커린 스토더드와 충돌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여자 3000m 계주 결승 마지막 주자로 나서 극적인 역전을 이끌며 흐름을 바꿨다. 마지막 코너에서 두 손으로 빙판을 짚고 균형을 잡는 장면은 부담과 압박을 이겨낸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어 21일 1500m 결승에서 자신의 우상 최민정을 제치고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는 특유의 세리머니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세대 교체를 세계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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