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치명적인 독극물에 중독돼 사망했다고 유럽 5개국이 발표한 가운데 영국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평가됐던 나발니는 지난 2021년 1월 체포된 뒤 재판에서 잇따라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24년 2월 의문사했다.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 사망 4개월 후 그가 담낭염, 추간판 탈출증, 황색포도상구균 감염 등 복합 질환에 따른 부정맥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줄곧 그가 독살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등 유럽 5개국의 외무부는 지난 14일 공동 성명을 통해 "나발니의 검체를 분석한 결과 '에피바티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에피바티딘은 남미 독화살개구리의 피부에서 추출되는 독소로 러시아에는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물질이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국가로서 동원할 수 있는 비열한 수단과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압도적 공포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율리아 나발나야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처음부터 남편이 독살됐다고 확신했다. 이제는 증거가 있다"며 "푸틴이 화학무기로 알렉세이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미국도 유럽의 조사 결과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5일 "(유럽 5개국이 발표한) 보고서 내용을 알고 있다. 매우 우려스럽다"며 "그 내용을 의심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 같은 서방의 주장에 대해 "허황된 주장을 늘어놓는 자들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쿠퍼 장관은 이날 BBC 방송의 '선데이 위드 로라 쿠엔스버그'에 출연해 "이번 발표 내용은 2년 간의 증거 수집과 검사 끝에 나온 것"이라며 "푸틴 정권만이 나발니가 감옥에 있는 동안 독살할 수단과 동기, 기회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러시아 정권에 대한 제재 강화 등 공동 대응 방안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유럽과 전 세계 동맹국들과 함께 행동함으로써 푸틴 정권에 대한 압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발니는 지난 2020년에도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된 적이 있다. 러시아 정부는 배후나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고 독일에서 치료와 회복 과정을 거친 뒤 5개월 후에 러시아로 귀국했으나 곧바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