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속 금·은 신고가… 안전자산 선호 강화
정부 셧다운 변수 부상… 상원, 국토안보부 예산 분리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주요 기술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투자자들이 저울질하는 가운데 소폭 상승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가 재확인됐지만, 일부 기업의 수익화 속도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부각되면서 시장에서는 '기대와 경계'가 엇갈리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날 미 동부시간 오전 8시 45분(한국시간 오후 10시 45분) 기준 S&P500 지수 선물은 7023.25으로 16.00포인트(0.23%) 상승했고, 나스닥100 선물은 38.75포인트(0.15%) 오른 2만6195.00에 거래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도 4만9200.00으로 37.00포인트(0.08%) 올랐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는 연준의 동결 결정 직후 S&P500 지수가 장중 한때 7000선을 넘겼으나, 종가는 사실상 보합권에 머물렀다. 다우지수는 1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엔비디아(NASDAQ:NVDA)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 상승에 힘입어 0.2% 올랐다.
◆ 연준, 기준금리 3.5~3.75% 동결… "경제는 견조, 고용은 안정 조짐
연준은 전날 이틀간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3.5~3.75% 범위로 동결했다. 이어 성명에서 "경제 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고, 실업률에 대해서는 "일부 안정 조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은 세 차례 연속 이어졌던 금리 인하 흐름을 끊는 조치였다. 내부적으로는 스티븐 마이런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주장하며 이견을 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논쟁에 대한 언급을 피했고, 후임자에게 줄 조언으로 "선출직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2026년 말까지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여전히 반영하고 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글로벌 주식·실물자산 부문 책임자인 사미르 사마나는 "연준 성명은 대체로 예상된 내용이었고, 시장은 보통 '서프라이즈'에 반응한다"며 "다음 상승 국면은 기업 실적과 경제 지표가 이끌 가능성이 크지만, 2026년 중간선거와 관련된 변동성이 나타나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개장 전 발표된 미국의 고용 지표는 노동시장이 급격히 식고 있지는 않지만 점진적인 완화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9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0만6000건)를 소폭 웃돌며 해고 증가가 일부 감지됐다. 다만 증가 폭이 제한적이어서 노동시장이 급격한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한 계속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82만7000건으로 시장 예상치(186만 건)를 밑돌았다. 이는 실직 이후 장기간 노동시장에 머무는 인원이 예상보다 적다는 의미로, 구직 여건이 여전히 비교적 양호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고용 지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당분간 동결한 채 추가 데이터 확인에 집중하는 '관망 기조'를 유지할 명분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정부 셧다운 변수 부상… 상원, 국토안보부 예산 분리 검토
한편 안전자산 선호는 더욱 강화됐다. 금과 은 가격은 이날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선물은 4% 상승했고, 은 선물도 5% 올랐다. 현물 금 가격은 장중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했다. 달러 약세가 금값을 떠받치는 배경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달러는 최근 하루 낙폭이 2025년 4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하며 2022년 2월 이후 최저치까지 밀린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부 셧다운 리스크가 변수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연방 이민 단속 요원에 대한 새로운 제한을 협상하는 데 합의하면서 셧다운을 피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연방정부 예산 처리 시한은 30일(금요일) 자정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원은 국방부와 보건복지부 등 연방정부 주요 부처 예산이 포함된 6개 세출법안 패키지에서 국토안보부 예산안을 별도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메타·테슬라 급등… AI 투자 확대에 시장 기대
종목별로는 ▲메타 플랫폼스(META)가 프리마켓에서 8~9% 급등했다. 메타는 1분기 매출 전망을 시장 예상보다 강하게 제시한 데다, 올해 자본지출(capex) 예산을 73% 늘리겠다고 밝히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테슬라(TSLA)도 4분기 실적이 기대를 웃돈 데 이어, 자본지출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2%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6~7%대 하락하며 시장 전반의 상승폭을 제한했다. 회계연도 2분기 클라우드 성장세가 둔화됐고, 3분기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AI 투자 확대가 수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졌다.
또 다른 개별 악재로는 희토류 관련주 약세가 부각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대한 가격 하한(price floor) 보장 정책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다는 로이터 통신 보도가 전해지면서 ▲USA 레어어스(USAR)는 8% 급락했고, ▲MP 머터리얼즈(MP)는 3.8% 하락했다. ▲크리티컬 메탈스(CRML)와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앤티모니(UAMY)도 각각 6% 넘게 떨어졌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AAPL)로도 옮겨가고 있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이 S&P500 시가총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상승장을 주도해 온 만큼, 대형 기술주의 실적과 투자 계획은 단기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기술주 외 실적 발표도 이어졌다. ▲캐터필러(CAT)는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며 프리마켓에서 1%대 상승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5.26달러, 매출은 191억3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EPS 4.68달러·매출 178억6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전력·에너지 부문 매출이 23% 증가한 점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IBM(IBM)도 4분기 조정 EPS 4.52달러, 매출 196억9000만 달러로 예상치를 웃돌며 주가가 8~9% 급등했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매출과 이익, 잉여현금흐름 모두에서 기대를 넘어선 강한 2025년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