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손바뀜 진행"…상단 공급 부담 여전
8만7000달러 방어선 시험…금은 '체제 전환' 평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비트코인이 유동성이 얇은 주말 거래에서 8만8000달러 선을 뚫고 내려간 이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거시경제·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겹친 가운데 레버리지 청산이 급증했고, 금은 사상 처음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자금 흐름의 대비가 뚜렷해졌다.
한국시간 오후 8시 35분 기준 비트코인(BTC)은 8만7900달러 안팎에 거래되며 24시간 기준 약 0.7% 하락했다. 장중 한때 8만6000달러 선까지 밀렸으나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더리움은 장중 2780달러까지 내려갔다가 현재는 2893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솔라나·XRP·BNB 등 주요 알트코인도 1~3% 하락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 레버리지 청산 10억달러 넘어…주말 변동성 여진
최근 통화·채권 시장 변동성 속에 암호화폐 레버리지 포지션 10억달러 이상이 청산된 점도 시장 부담을 키웠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강세 베팅에서만 2억2400만달러가 정리됐다.
주말 가격 변동은 새로운 재료보다는 포지션 조정의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주 초반 변동성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엔화·셧다운·실적…겹겹이 쌓인 대외 변수
시장 참가자들은 일본 엔화 개입 가능성과 미국 정치권의 예산 협상 대치, 그리고 빅테크 실적 시즌을 동시에 주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비정상적인' 환율 움직임을 경고한 이후 엔화가 급반등하며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에 경계감을 키웠다. 미국에서는 국토안보부 예산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부분적 정부 셧다운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이달 말까지 셧다운 가능성을 70%대 중후반으로 반영하고 있다.
◆ 빅테크 실적·연준 메시지에 '위험자산 동조' 주목
이번 주에는 '매그니피센트7(M7)'을 포함한 초대형 기술주 실적이 줄줄이 발표된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와 투자 계획에 대한 경영진 발언이 위험자산 전반의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과 함께 비트코인의 동조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메시지가 변수로 꼽힌다.
◆ 온체인 "손바뀜 진행"…상단 공급 부담 여전
온체인 지표는 현재 비트코인 시장이 추가 상승보다는 '소화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할 때마다 과거 고점 부근에서 매수했던 기존 보유자들이 손실을 확정하며 매도에 나서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최근에 시장에 진입한 신규 투자자들은 하락 구간에서 물량을 받아내고 있으나, 아직 공격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릴 만큼의 수요는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 간 '손바뀜'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존 보유자들이 포지션을 정리하며 시장을 떠나는 동안, 신규 매수자들이 이를 흡수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가격은 급등이나 급락보다는 박스권에 머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크립토퀀트는 이러한 패턴이 통상 강한 추세가 형성되기 전보다는, 이전 상승분을 정리하며 에너지를 축적하는 국면에서 자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글래스노드는 최근 비트코인 반등이 단기 보유자들의 평균 매입가 부근에서 반복적으로 막히고 있으며, 이 가격대에서 매도 물량이 집중적으로 출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매수자들이 본전 수준에 도달하자 차익 실현 또는 리스크 회피에 나서고 있음을 뜻한다.
이 같은 매도 압력이 누적되면서 10만달러 부근에는 상당한 공급 부담이 형성돼 있고, 이로 인해 비트코인이 단기간에 뚜렷한 상승 추세로 전환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래스노드는 "현재 시장은 외부 호재에 즉각 반응하기보다는, 내부적으로 쌓인 공급을 해소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 8만7000달러 방어선 시험…금은 '체제 전환' 평가
한편 비트코인 하단으로는 기술적으로 100주 이동평균선인 8만7145달러가 핵심 방어선으로 거론된다. 이 선 아래에서는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매수자 평균 단가(약 8만4099달러)가 지지로 작용해 왔다. 다만 8만달러가 이탈될 경우 2025년 4월 저점인 7만6000달러 재시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대조적으로 금은 강세가 뚜렷하다. 중앙은행의 지속적 매입, 지정학적 리스크, 약달러 환경이 맞물리며 온스당 5000달러 돌파가 일회성 급등이 아닌 '체제 전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파생·예측 시장에서도 금의 강세 지속을 반영하는 반면, 비트코인은 얇은 거래량과 낮은 레버리지 속에 횡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koinwon@newspim.com













